박근혜 전 대통령, 국민의힘 지도부에 "국가 미래 위해 단합해야"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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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03  |  수정 2025-03-03 16:21  |  발행일 2025-03-04 제1면
3일 권영세 비대위 출범 후 당 지도부 첫 박 전 대통령 예방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 전 대통령 만남도 관심 끌어
박 전 대통령 "집권당 대표 소신 지나쳐 사사건건 대립각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한동훈 전 대표 겨냥 발언도
박근혜 전 대통령, 국민의힘 지도부에 국가 미래 위해 단합해야
3일 오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당 지도부와 박 전 대통령 면담 내용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일 국민의힘 지도부에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여당이 단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오후 2시쯤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했다. '권영세 비대위' 출범 후 당 지도부의 박 전 대통령 예방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예방에는 김상훈 정책위의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강명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유영하 의원이 배석했다.

이날 방문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측 탄핵소추위원장이었던 권 원내대표와의 만남이 관심을 끌었다. 권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박 전 대통령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께서 사랑을 참 많이 주셨는데, 마음을 아프게 해드려서 너무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이제 너무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 달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가 평정심을 잘 유지하면서 지금의 사태에 잘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윤 대통령이 지금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이런 상황을 맞게 된 것에 마음이 무겁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여당이 단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가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 대내외적인 여건이 어렵고 경제, 민생이 매우 어려우니까 집권 여당이 끝까지 민생을 책임져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특히, 거대 야당을 상대로 힘든 일이 많겠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꼭 좀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두 대표가 경험이 많은 만큼 이 상황을 잘 극복할 것"이라며 "어려울 때는 대의를 위해서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서 "탄핵 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든지 간에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고, 또 (진영 간) 대립으로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이야기하면서 집권당이 한마음으로 뭉쳐서 위기를 잘 극복하길 바란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돌이켜 보건데 개인의 소신은 항상 있을 수 있지만 집권당의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면서 "힘을 합쳐야 한다. 개인 행동이 지나치면 상황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위기 극복을 해 온 전통을 갖고 있다. 이번 역시 한마음으로 국민들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집권 여당의 의원들이 소신을 내세워서 개인 행동을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것도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1시간가량 이어진 환담에서는 국내 정세와 박 전 대통령 건강 상태, 과거에 함께 겪었던 이야기 등이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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