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픽] 휴식과 사색의 힐링명소 영주 소수서원·선비촌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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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21  |  수정 2025-03-21 09:12  |  발행일 2025-03-21 제20면
한옥·한복·한식체험 '선비처럼' 일주일 살아보기
[주말, 픽] 휴식과 사색의 힐링명소 영주 소수서원·선비촌
소수서원과 인접한 선비촌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영주시 제공〉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경북 영주는 어느 때보다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천년의 전통과 문화, 소백산의 청정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사색을 제공하는 특별한 힐링 여행지이다.

영주는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중심지로, '선비의 고장'이라 불릴 만큼 학문과 덕행을 중요시한 선현들의 숨결이 깊숙이 배어 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소수서원은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대표적 명소다. 이곳에선 마치 선비가 되어 걸음을 옮기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마음을 다스리며 배움의 정신을 체험할 수 있다.

순흥면에 위치한 소수서원은 국내 최초의 서원으로, 1543년 주세붕이 고려 말 유학자 안향을 기리기 위해 '백운동 서원'으로 창건했다. 이후 퇴계 이황의 건의로 1550년 명종으로부터 '소수서원'이란 이름을 하사받아 조선 최초의 사액서원이 됐다. 소수서원은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201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서원을 거닐다 보면 조선시대 선비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소수서원의 입구에는 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당간지주가 남아 있는데, 이는 과거 숙수사라는 절터 위에 세워졌음을 보여준다. 숙수사는 조선 세조 때 단종 복위운동으로 폐사됐고, 그 흔적만 남아 있다. 또한 죽계천 주변에는 주세붕이 새긴 '경(敬)'자 바위와 취한대가 있어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며 학문을 논하던 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서원 내부의 강학당(보물)에는 '백운동' 현판이 걸려 있고, 그 뒤편에는 안향을 모신 문성공묘(보물)가 자리하고 있다. 직방재, 일신재, 학구재, 지락재 등 교수와 유생들이 머물던 공간뿐 아니라 서책을 보관하던 장서각, 제사준비 공간인 전사청, 안향과 주요 인물들의 초상을 모신 영정각까지 보존돼 있다.

인근 선비촌과 선비문화수련원, 복합문화공간인 '선비세상'은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방문객들에게 한옥, 한복, 한식, 한글, 한지, 한음악 등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 지난해부터 영주문화관광재단이 운영을 맡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도 꾸준히 기획하고 있다.

최근 KTX중앙선 완전 개통으로 서울과 부산에서 영주로의 접근이 더욱 편리해졌다. 이에 따라 시는 '일주일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숙박비와 체험비를 지원하며 관광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숙박형 투어 지원과 단체관광객 유치 여행사 인센티브 사업을 통해 영주 여행이 더욱 편리해지고 있다.

올봄, 빠르고 편리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선비의 고장 영주에서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특별한 힐링여행을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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