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스케치] ‘대구 헬기 추락’ 故정궁호 기장 추모 물결

  • 최시웅·박영민
  • |
  • 입력 2025-04-09 17:19  |  발행일 2025-04-09
[Y스케치] ‘대구 헬기 추락’ 故정궁호 기장 추모 물결

9일 오전 9시30분쯤 대구 북구 무태조야동 행정복지센터 2층에 마련된 고(故) 정궁호 기장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묵념하고 있다.

9일 오전 9시쯤 대구 북구 무태조야동 행정복지센터 2층. 최근 서변동 산불 진화 중 헬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정궁호 기장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마련된 이곳엔 온종일 시민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에만 시민, 유관기관 관계자 등 180여명(북구청 추산)이 정 기장을 기리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

한 시민은 “목숨 걸고 산불을 진화에 나선 정 기장 덕분에 우리가 안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이웃들은 각자 와서 꼭 애도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했다.

정 기장의 10년 지기 친구 박춘석(65)씨는 “고인과는 봉무공원(동구)에서 함께 테니스를 치는 사이였다. 참 점잖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황망하게 세상을 떠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전했다.

북구청 직원들과 함께 방문한 배광식 북구청장은 “고인이 각종 재난과 위기극복에 앞장서다가 안타깝게 희생돼 마음이 아프다.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재난이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어지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애쓰겠다"고 했다.

[Y스케치] ‘대구 헬기 추락’ 故정궁호 기장 추모 물결

9일 대구 동구 동구청사 4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고(故) 정궁호 기장 분향소 모습

[Y스케치] ‘대구 헬기 추락’ 故정궁호 기장 추모 물결

9일 오전 대구 동구 동구청사 4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고(故) 정궁호 기장 분향소에서 동구청 산림보호팀 직원들이 묵념하고 있다.

이날 오전 동구청에 마련된 정 기장의 또다른 분향소에도 수많은 이들이 찾았다. 정치권과 사고 헬기 운영 업체의 조화 및 조기도 놓여 있었다. 조문이 시작된 오전 9시20분 가장 먼저 방문한 동구청 직원들은 정 기장의 영정사진 앞에 흰 국화를 가지런히 내려놓았다.

정 기장과 가깝게 지냈던 동구청 산림보호팀 일동은 새빨간 산불 진화 대원 복장을 입고 예를 갖췄다. 생전에 정 기장과 함께 보낸 시간을 추억하는 듯 긴 시간 묵념했다. 동료를 잃은 슬픔 때문인지 이내 눈시울이 붉어진 산림보호팀원들은 침울한 얼굴로 분향소를 빠져나갔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여러 인사들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성주 대구시 재난안전실장은 “국가 차원에서 산불 등 재난상황 대응, 헬기나 조종사 등 관리체계를 총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지역 내 활동하는 소형 헬기를 중형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동구청 측은 “지자체는 계약업체에 헬기, 조종사 관리를 전적으로 맡긴다. 정비 이력 등을 보고받고 있지만, 솔직히 이해할 수 없는 용어가 상당수다.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실질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 정궁호 기장은 1986년 경찰 항공대에 입직, 2011년 퇴직했다. 이후 2017년 경북 영덕군 소재 헬기 사용사업체에서 동구청 임차 헬기 조종 업무를 맡았다. 그는 지난 6일 오후 3시41분쯤 북구 서변동 산불 현장에서 불을 끄던 중 헬기가 추락해 순직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 등은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기자 이미지

최시웅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박영민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