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 향촌동 옛 상업은행 건물을 리모델링한 대구문학관 외관 전경. <영남일보DB>
지난 15일 오후 대구 중구 향촌동 대구문학관 3층 상설전시실. 근대 문인들의 업적을 기리는 빛바랜 패널과 낡은 유리 쇼케이스가 정적 속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4년 개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곳은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디지털 기기의 작동이 원활하지 않거나 전시 기법이 단조로워, 젊은 층보다는 인근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실정이다.
대구시의회 하병문 의원(북구4)이 오는 5월 2일 제316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처럼 노후화된 대구문학관의 실태를 지적하고, '문학 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전면적인 시설 개선을 촉구할 예정이다.
◆10년 전 기획에 머문 전시… "볼거리가 부족해요"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들의 반응은 하 의원의 지적과 궤를 같이한다. 대학생 이모(22·북구 거주) 씨는 "과제 때문에 방문했는데, 전시 방식이 교과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아 지루한 감이 있다"며 "요즘 유행하는 미디어아트나 인터랙티브 요소가 보완되면 더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대구는 이상화, 이장희, 현진건 등 한국 문학사의 거목들을 배출한 상징적인 곳"이라며 "일제강점기 저항 정신과 피란 시절의 애환이 서린 소중한 자산이 10년 넘게 방치된 상설전시실 안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3층 상설관과 4층 기획전시실 간의 유기적 연계 부족을 꼬집으며, 현대적 콘텐츠 중심의 전면 개편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학 자산 '점'에서 '선'으로 연결해야
하 의원의 구상은 단일 건물의 개선을 넘어 지역 문화 자산의 네트워크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현재 향촌동 일대에는 대구문학관을 비롯해 한국전선문화관, 이육사기념관, 대구문학로 등 풍부한 콘텐츠가 산재해 있지만, 이를 하나로 묶는 스토리텔링은 부족한 상태다.
이에 하 의원은 이들 자원을 연계해 전국적인 '문학 관광 벨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고조된 문학에 대한 관심을 대구의 관광 경쟁력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문학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후대가 창작을 꿈꾸는 살아있는 거점이 되어야 한다"며 "대구시는 노벨상 시대에 발맞춰 대구문학관을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전초기지로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즉각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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