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위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28 utzz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보수진영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데 이어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중도·보수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이 후보의 '파격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0일쯤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돌입한다. 선대위는 진보와 보수를 모두 아우르는 능력 중심의 '통합형'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6·3 대선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이념과 진영 구분 없이 능력 중심의 현장 밀착형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최측근으로 정계에 입문한 윤 전 장관은 큰 선거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 '보수 책사'로 불린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 청와대를 두루 거치며 대통령 정무비서관, 청와대 공보수석 등을 지냈고, 박근혜·문재인 대통령을 지원해 좌우를 넘나드는 '킹 메이커'란 별명도 얻었다.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후보로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은 평소에도 제게 조언과 고언도 많이 해준다. 제가 조언을 많이 구하는 편"이라며 “많은 분이 계시지만 대표적 인물로 윤 전 장관께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한 번 맡아주십사 부탁을 드렸는데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 인사로는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오을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선대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후보 측은 일찌감치 권 전 의원에게 캠프 합류를 요청했다. 권 전 의원은 본선에서 대구경북(TK) 지역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윤 전 장관 외에도 외연 확장 차원에서 복수의 외부 인사를 추로 영입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30일쯤 선대위 발족식을 갖고 순차적으로 인선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이 후보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이어 포스코 초대 회장인 박태준 전 국무총리 묘역도 참배했다.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인사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후보가 경선 이전부터 중도·보수진영을 끌어안기 위해 '우클릭'에 힘을 쏟아온 만큼 선대위 출범에 맞춰 공격적인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은 양민학살, 민주주의 파괴, 장기독재라는 어두운 면이 있지만, 한편으론 근대화의 공도 있다"며 “평가는 평가대로 하고 공과는 공과대로 보되,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색깔과 차이를 넘어 국민의 에너지를 모두 한 곳에 모아 희망적인 미래와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국민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총리 묘역을 찾은 데 대해선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진보·보수 통합 정권을 탄생시킨 옥동자라며 한번 찾아가보자라고 제안해 일정에 없었지만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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