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서 실종된 80대 치매 노인…스마트태그 덕에 무사히 구조

  •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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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8 11:37  |  발행일 2025-05-08
지난 24일 오후 실종신고
5시간만에 초례봉 8부능선 숲속서 발견
탈수 및 저체온증 증상…응급조치후 가족인계
대구 동부경찰서. 영남일보 DB

대구 동부경찰서. 영남일보 DB

지난 4일 오후 5시 27분쯤 대구 동부경찰서 실종수사팀에 긴박한 신고가 접수됐다. 치매를 앓는 84세 노인 A씨가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가족의 호소였다. 일몰이 시작된 팔공산 자락,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산 지형 특성상 80대 고령자에게 시간은 곧 생명과 직결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여느 실종 사건이라면 산 전체를 뒤져야 하는 막막한 상황이었지만, 수색은 의외의 지점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아버지 신발에 스마트태그를 달아뒀습니다. 위치 정보가 초례봉 입구로 나옵니다." 보호자의 이 한마디가 수색의 나침반이 됐다. 경찰은 즉시 CCTV를 분석해 A씨가 혼자 등산로로 향하는 모습을 포착했고, 5갈래로 나뉜 초례봉 길목에 기동대와 소방, 민간 드론팀 등 40여 명의 인력을 집중 투입했다.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밤 10시 15분. 신고 5시간 만에 수색팀의 손전등 불빛이 초례봉 8부 능선(해발 420m) 깊은 숲속을 비췄다. 등산로를 벗어나 수풀 속에 쓰러져 있던 A씨가 발견된 순간이었다. 탈수와 저체온증 증세를 보이던 A씨는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위치 추적기가 없었다면 발견이 며칠씩 지연될 수 있었던 아찔한 현장이었다.


이번 구조의 일등 공신인 스마트태그(배회감지기)는 사실 경찰의 선제적 권유로 준비된 안전장치였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길을 잃었던 A씨의 이력을 확인한 실종수사팀이 "또다시 실종될 경우 위험하니 반드시 기기를 활용하시라"며 가족을 설득해 기기를 신발에 부착하도록 했던 것이다.


이처럼 실종 사고의 '골든타임'을 지켜주는 배회감지기는 현재 대구시와 경찰의 협력을 통해 무상 보급되고 있다. 지원 대상은 대구에 거주하며 치매 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환자 혹은 실종 위험이 있는 지적 장애인이다. 특히 과거 실종 이력이 있거나 배회 성향이 강한 고위험군을 우선적으로 선정한다.


신청 절차는 간단하다. 보호자가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를 지참해 거주지 관할 치매안심센터나 경찰서 실종수사팀을 방문하면 된다. 기기 보급 후에는 통신비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경제적 부담 없이 상시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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