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K-배터리 수혜’ 전기차 세액공제 조기 종료 추진…업계 ‘긴장’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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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3 17:29  |  발행일 2025-05-13
미국의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미국의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미국 하원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전기차 세액공제(30D)의 조기 종료를 추진한다. 이에 법에 따라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아오던 한국의 완성차, 배터리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하원 세입위원회 공화당 의원들은 대부분의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를 2027년 폐지하는 내용이 담긴 세제개편안을 12일(현지시각) 제출했다. 이는 당초 2032년 말까지였던 세액공제의 시한을 2026년 말까지로 6년 앞당긴 것이다. 공화당이 이같이 세액공제를 조기에 없애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IRA는 최종 조립을 북미에서 하고 핵심광물 및 배터리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를 구매한 납세자가 최대 7천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한 법안이다.

개편안은 이 세제 혜택을 내년 말까지 유지하되, 2026년에 구매한 전기차의 경우 2009년 말부터 2025년 말까지 미국에서 누적 판매한 전기차가 20만대가 넘으면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토록 했다. 테슬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대형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이미 해당 기준을 초과해 사실상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실제 세액공제 종료가 더 빨리, 올해 다가올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같이 세액공제가 조기 종료되면 전기차 수요가 더욱 위축되고 이에 반등을 넘보던 배터리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 내 전기차 보급 확산이 축소되고 캐즘이 장기화할 수 있어서다.

이번 법안에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직접 수혜를 봐 온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45X)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AMPC와 45X는 여러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중 한국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두가지로 꼽힌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배터리 주요 시장인 미국에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해 AMPC 혜택을 받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각각 완성차기업과 합작 법인 혹은 단독 공장 형태로 미국에 공장을 짓고 신규 확장도 추진 중이다.

이밖에 하원 공화당의 이번 법안은 2025년 말까지 상업용 전기차에 제공하는 '45W 세액공제'도 폐지하기로 했다. '45W 세액공제'는 차량 대여(리스)와 렌터카 등 상업용 전기차의 경우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세액공제혜택을 받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한국 정부와 업계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현대차는 이 제도를 적용받기 위해 미국에서 전기차 리스를 확대해왔다. 중고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하던 세액공제도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공화당의 하원의원들은 다음 주말까지 개편안을 통과시켜 7월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앞으로 심의 과정에서 지역구 소속 정치인들이 반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세액공제로 경제적 혜택을 보는 지역구도 있어서다. 실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21명은 지난 3월 하원 세입위의 공화당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IRA 청정에너지 세액공제의 존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고 있어 법안 통과에 이의제기가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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