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기아 EV4' 전측면부. 이동현기자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 위주의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전동화 세단 'EV4'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처음 마주한 EV4는 낮은 전면부부터 살짝 올라온 후면부까지 이어진 선의 부드러움이 첫 인상을 심어 주었다.
EV3, EV6, EV9 RV(리크리에이션자동차)의 명가 기아가 네번째로 출시한 전동화 모델이다. 기아는 최근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앞서 출시된 EV3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을 사로잡는 가운데, 이번 기아 최초의 전동화 세단인 EV4가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9~11일 사흘간 EV4를 타고 대구 도심을 달려봤다.

더 기아 EV4 2열 폴드 상태의 트렁크 모습. 이동현기자
준중형 세단임에도 넓은 실내 공간감을 보여줬다. 세단 특유의 낮은 차체임에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헤드룸이 충분했다. 전동차 특유의 평평하고 낮은 바닥은 레그룸을 넓혀주고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줬다. 트렁크 공간은 동급 최대 수준인 490ℓ다. 2열 좌석을 접고 누워보니 공간이 충분했다. 다만 전기차임에도 별도의 앞쪽 수납공간(프렁크)이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전비에서도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했다. EV4의 공인 전비는 복합 기준 5.8km/kWh, 도심 기준 6.2km/kWh이다. 시승 전 6.7km/kWh로 기록돼 있던 전비는 대구 도심 고속화도로인 신천대로 등을 운전했는데도 7.8km/kWh에 달했다.
EV4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바로 81.4kWh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가능한 주행거리가 533km(롱레인지 2WD, 17인치 휠 기준)에 달한다. 충전 시간에 대한 부담도 확 줄었다. 350kW급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31분이 걸린다.

더 기아 EV4 1열. 이동현기자
주행 성능에서도 세단 특유의 안정감있는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고속 주행시 흔들림이 적었고 방지턱이나 요철도 부드럽게 넘을 수 있었다. 다만, 주행 시 들려오는 소음은 단점이었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SUV 전기차량과 비교하면 큰 느낌이었다.
보급형 모델답게 가성비도 높다. EV4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기준 4천192만원부터, 롱레인지 모델은 4천629만원부터 시작한다. 대구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스탠다드는 3천300만원대, 롱레인지는 3천600만원대까지 내려간다.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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