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 경기불황 속 구직전쟁…‘대구 구인·구직의 날’ 행사장은 북새통 중장년층 발길도 이어져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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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8 19:25  |  수정 2025-05-28 20:19  |  발행일 2025-05-28
행사 현장서 바로 면접 진행, 중장년층 선호
고용노동부 대구서부지청, “오는 11월 까지 매달 실시할 예정”
고용률 58.7%…전국 평균 밑도는 대구 고용시장
28일 대구서부고용센터에서 열린 '99+데이(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장에서 구직자들이 기업 면접관과 마주 앉아 면접을 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8일 대구서부고용센터에서 열린 '99+데이(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장에서 구직자들이 기업 면접관과 마주 앉아 면접을 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8일 오후 2시쯤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이곳엔 온종일 구직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날은 구인·구직 만남의 날(99+DAY) 채용 행사가 열렸다. 참여한 기업은 모두 10곳. 이력서를 손에 든 구직자들은 접수대에서 면접 대기표를 받은 뒤, 초조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렸다.


행사장에선 40~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상당수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재취업 자체가 힘들고, 조기 퇴직사례도 빈번한 탓이다. 특히, 경기불황 탓에 제조업과 서비스업계 고용 불안이 심화한 게 이들이 이곳에 몰려든 이유다.


현장에서 만난 박모(여·52)씨는 "7년간 일한 급식업체가 지난 2월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졸지에 실직자가 됐다. 한 달 전부터 직종을 안가리고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며 "일은 계속 하고 싶은데, 막상 다시 일자리를 구하려니 앞이 막막하다"고 했다.


김모(48)씨도 "10년 넘게 다닌 직장이 경영 악화로 폐업했다.나이 탓에 이력서를 넣어도 연락이 잘 오지 않는다"며 "오늘은 바로 면접을 볼 수 있다고 해서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20~30대 청년 구직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주로 단기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았다. 이상민(23)씨는 "정규직 일자리 대부분이 경력자를 원하는 것 같다"며 "쉬는 동안이라도 경험을 쌓으려고 단기 일자리를 알아보러 왔다"고 말했다.


구직자 면접에 나선 기업 관계자들은 현장 면접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합격과 불합격의 당락이 결정된다는 이유에서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서류만으론 파악하기 어렵지만 직접 만나보면 인상과 태도, 말투에서 현장 감각이 살아 있는 분들을 바로 알 수 있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대구서부지청은 오는 11월까지 매달 '구인·구직 만남의 날'을 정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대구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측은 "최근 구인 수요는 다소 늘었지만,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특히 중장년층과 경력 단절 여성 등을 위한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지만, 고용 시장이 회복되려면 아무래도 지역 경제 활성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대구지역 고용률은 전국 평균(62.5%)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고용률은 58.7%다. 전년(61.9%) 대비 3.2%포인트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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