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李대통령 첫날…안보·경제·통합 행보 소화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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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04 17:48  |  발행일 2025-06-04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김명수 합참의장과 전화 통화하며 군 통수권 이양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김명수 합참의장과 전화 통화하며 군 통수권 이양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4일 '안보'와 '경제'는 물론 '통합' 행보도 보이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7분쯤 사저에서 김명수 합참의장으로부터 군 통수권 이양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통화에서 북한의 군사 동향을 설명하고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 문제가 없다고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장병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국방에 잘 전념할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안보에 대해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근간으로 북한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해주기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때 군 장병이 국민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부당한 명령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큰 혼란에 빠지지 않았던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인천 계양구 자택을 나서며 주민들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인천 계양구 자택을 나서며 주민들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첫 행보는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이뤄졌다. 이날 오전 9시32분쯤 김혜경 여사와 함께 사저를 나온 이 대통령은 이웃 주민들과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첫 출근길에 오른 것이다.


먼저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한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지도부와 함께 현충탑에 참배했다. 현충원 방명록에는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이어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헌법 69조에 따른 취임 선서를 했다. 취임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포함한 5부 요인과 정당 대표, 국회의원, 국무위원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선서는 보궐선거에 따라 인수위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인 만큼 국정 안정의 시급성을 고려해 예포 발사나 군악대 퍼레이드 등의 별도 행사 없이 약식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감색 정장에 통합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남색 계열이 섞인 넥타이를 착용했다. 붉은색은 국민의힘, 남색은 민주당의 상징색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TV토론에서도 이 넥타이를 착용한 바 있다.


대통령 취임 행사에 대부분 초청됐던 육·해·공 참모총장 등 군 주요 지휘관들은 초청 명단에서 빠졌다. 일각에선 군 주요 지휘관들이 제외된 것은 '12·3 비상계엄' 관련 군에 대한 이 대통령의 고강도 개혁 의지를 나타내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취임 선서 후 이 대통령은 국회 청소 노동자와 방호 직원을 만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12·3 내란사태 당시 계엄군의 국회 침탈을 최전선에서 막아냈던 분들이 방호 직원이었으며, 청소 노동자들은 혼란스럽던 민의의 전당을 깨끗이 정리해주신 분들이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계신 국회 노동자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취임 첫 공식 오찬은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와 함께하는 자리로 구성됐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도, (국민의힘) 김용태 대표도 제가 잘 모시도록 하겠다. 자주 뵙기를 바란다"며 통합의 손을 먼저 내밀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민석 의원(왼쪽),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강훈식 의원 등 첫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민석 의원(왼쪽),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강훈식 의원 등 첫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한 이 대통령은 오후 2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인선에 나섰다.


또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번째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 점검TF' 구성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통화로 오후 7시30분까지 관련 부서 책임자 및 실무자 소집을 지시했다.


이와 함께 재난 및 재난 관련 문제에 대해 광역·기초 지방정부를 포함한 실무책임자급 회의를 5일 오전 중으로 소집할 것도 지시했다. 최근 발생한 경북지역 대형산불 대응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오후 2시30분 합참 전투통제실을 찾은 이 대통령은 계엄 사태를 의식한 듯 "군의 신뢰 회복과 우려 불식이 필요하다"면서 "군 통수권자로서 명예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주호 부총리를 비롯하 기존 국무위원 전원이 사임 의사를 제출했지만,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상황'인 만큼 박성제 법무부 장관 외의 나머지 사의는 반려했다. 박 장관은 계엄 사태와 무관치 않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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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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