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안동의 ‘속사정’…고향출신 진보 후보 당선에 보수 강성지역 난감한 민심

  •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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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04 15:37  |  수정 2025-06-04 15:38  |  발행일 2025-06-04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이 당선인의 고향 경북 안동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안동시는 전통적으로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하다. 그러나 이 후보 당선에 기뻐하기도, 보수정당 후보가 낙선해 안타까워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다만 안동은 과거 대선과 총선에서도 꾸준히 25~30% 수준의 진보진영 지지세가 존재해 왔다. 실제, 20대 대선에서 안동시민들은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67.84%, 이재명 후보에 29.13%의 지지를 보냈다.


이날 이 후보의 고향인 예안면 주민 박모(72)씨는 "어릴 적 이 후보가 도촌리의 동네서 자란 건 맞지만, 그게 곧 지지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래도 대통령이 된다면 고향을 챙기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가진 주민도 많다"고 말했다.


선거 막판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김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지만, 경북과 안동에선 여전히 김 후보의 우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가 전국 단위에서 확장력을 보이고는 있지만, 안동은 여전히 보수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뿌리 깊다"며 "이 후보가 6학년까지 살았다는 이유로 고향이라 강조하는 데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동지역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 논란과 권위주의적 통치 우려에 맞설 유일한 대안으로 이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후보의 고향인 도촌리 주민들 역시 "당선된다면 교통과 도로 등 열악한 지역 인프라 개선에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이재명 후보가 고향 출신이라는 상징성과, 당의 이념 사이에서 안동 민심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헷갈리는 안동의 표심. 이번 대선을 계기로 이 지역의 정치 정체성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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