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세호 iM증권 연구원
한진칼의 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호반그룹이 지분을 추가로 매수한 5월12일 이후 한진칼의 주가는 5월30일까지 58% 상승했다. 호반그룹이 지분을 기존 17.44%에서 18.46%로 늘리며 경영권 분쟁이 임박했다는 논리가 주가에 작용한 것이다. 한진칼이 구조적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적어 지배구조 리스크에 노출된 기업이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당장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판단한다.
우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호 지분이 과반이 넘는다. 산업은행의 지분을 제외하더라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호 지분은 39.48%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조원태 및 특수관계인 20.75%(한진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 자사주 지분까지 포함), 델타항공 14.90%, LX판토스 3.83%이다. 산업은행 지분 10.58%도 한진칼과 체결한 투자합의서만 준수한다면 조원태 회장과 의결권을 같이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은 50.06%로 과반을 넘게 된다.
산업은행은 2020년 11월 한진칼에 총 8천억원을 투자(유상증자 5천억원·교환사채 3천억원) 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와 한국 항공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통합을 주도했고, 이를 위해 한진칼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교환사채 3천억원의 경우 올해 말 만기가 도래해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유상증자 5천억원(한진칼 지분 10.58%)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항공사 출범까지는 회수를 유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에 대한 투자 목적과 당시 한진칼과 체결한 투자합의서를 감안 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통합 항공사 출범까지 한진칼 의사회에서 관련한 경영 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27년 예고된 통합 항공사 출범까지는 그 지분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호반그룹의 의도는 현재로써 정확히 알 수 없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타 지주사 대비 적은 한진칼의 지배구조 특성과 호반그룹의 현재 한진칼 지분율(18.46%)을 감안하면 호반그룹의 한진칼 투자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한진칼의 지분율과 산업은행의 한진칼 투자 목적을 감안했을 때 최소 2027년 이전까지는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은 적다. 경영권 분쟁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한진칼의 시장 유통 물량이 30% 수준으로 매우 적어 한진칼의 주가 상승 폭은 최근 비이성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

임성수
편집국에서 경제·산업 분야 총괄하는 경제에디터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