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해단식, 절 하는 김문수 전 후보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 도중 절을 하고 있다. 2025.6.4 [공동취재]
kjhpre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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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해단식, 절 하는 김문수 전 후보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 도중 절을 하고 있다. 2025.6.4 [공동취재] kjhpre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보수 정당 국민의힘이 패배했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49.42% 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41.15%. 격차는 8.27%포인트였다.
범보수 대 범진보 구도로 보더라도 49.49% 대 50.4%로 범보수가 0.91%포인트 낮았고,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지역에서도 지난 20대 대선보다 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
국민의힘 패배 이유는 결국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데다가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권력투쟁의 민낯 때문이다.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보수는 국가형성 및 산업화 등으로 한국 정치의 주류 세력이었다. 그런 보수가 이제는 내란의 주역이 됐고,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만들었다"면서 "내란의 주역이 됐지만 지난 비상계엄 이후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고 반성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권력투쟁의 극치를 보여줬다. 특히, 대구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권력 보수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를 포함한 지역의 청년들이 소득·자산·주거·교육·문화·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중격차를 고민하고 있는데, 권력화된 보수가 이번 대선에서 전혀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보수의 가치로 알려진 경제자유, 전통적 가치를 지키는 사회질서 유지, 대북 관계 등이 이번 대선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운 실용 가치가 보수 쪽으로 침투했다"며 "하지만 보수는 거기에 대해서 어떤 말도 하지 못했고, 정체성을 드러내지도 못했다. 결국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무엇을 위한 정당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한 듯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수 전체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엄과 탄핵에 대해서 국민의힘이 어떤 당론을 최종적으로 추인하느냐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한 집단의 힘으로 드러낸 바가 없다. 잘못되고 실패한 일이라는 고백이 이뤄져야 하며, 그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 세력은 국민의힘에서 이탈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엄 교수는 "지속가능한 보수가 되기 위해서는 천막 당사로 돌아가야 한다. 당명을 바꾸고 천막 당사로 돌아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회의원들과 정당 지도부가 갖고 있는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단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뿐만 아니라 보수 유권자들이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도록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확장성 있는 노선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간 보여왔던 권력형 보수의 모습에서 탈피해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보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에서 출발해야한다. 과거의 이념적인 것을 버리고, 공동체 문제에 대해서 다 같이 고민해야 한다"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진짜 새로운 관점에서 헌법적 가치로 재구성하고, 무조건적인 성장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 시장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어떻게 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보수가 갖고 있어야 한다. 또, 냉전적인 강경 일변도의 안보 정책을 고수할 게 아니라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지금의 보수에는 정파주의만 있다. 그중 굉장히 나쁜 행태가 배신자 프레임이다. 희생양을 만들어 자신의 생명 연장을 반복하는 것을 끊어내야 한다"면서 "냉전체제에 기반한 반공보수주의를 해체하고 실용주의로 확장해야 한다. 노태우 정부는 북방정책을 통해 세계화 시대로 넘어가는 발판을 놨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리더십과 인물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강 교수는 "과거에는 보수 정당 내에서 새로운 그룹들이 작지만 목소리를 내면서 비교적 새로운 보수를 해보려는 노력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그룹 외엔 국민의힘 내부에 어떤 가치 그룹들이 있나"면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그룹들이 나와야 한다. TK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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