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송언석 의원이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회의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TK) 출신의 송언석(김천) 의원이 16일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송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해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과반인 60표를 얻었다. 부산 출신의 이헌승 의원은 16표, 경기도 출신의 김성원 의원은 30표를 각각 받았다. 송 의원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지었다.
신임 송 원내대표는 비교적 계파색은 옅지만 옛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됐던 만큼, 당내 옛 주류와 TK 지역의 지지를 등에 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 원내대표의 우선 과제는 당의 화합과 거대 여당에 맞선 원내 투쟁이 될 전망이다. 대선 패배 이후 책임론 공방으로 사실상 지도부가 붕괴하고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계파 갈등을 봉합하면서 리더십을 재건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평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 문제가 송 원내대표의 첫 번째 시험대라는 관측도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당무감사 등 이른바 '5대 개혁안'을 제시했으나 옛 주류의 반발에 맞닥뜨린 상태다.
이에 김 비대위원장은 새 원내지도부에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시행해달라면서 이런 요구가 수용된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다만 송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김 위원장의 제안을 포함해 변화와 쇄신의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쇄신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김 비대위원장도 신임 원내대표가 새로운 개혁안을 제시한다면 이를 환영하고 타협점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향후 당내 '투톱'의 조율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새 지도부 선출도 송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다.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30일까지인데, 만약 오는 9월 정기국회 전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는다면 송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전당대회를 관리하게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송언석 의원(왼쪽)이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장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전당대회를 조기에 치르자는 의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이른 시일 내에 전당대회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거대 여당을 상대로 원내에서 투쟁력과 협상력을 발휘하며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일도 송 원내대표의 과제다. 당장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국회 법사위원장을 야당 소속으로 돌리는 방안 등 굵직한 현안들이 줄줄이 놓여 있다.
상법 개정안과 '방송 3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과 '대통령 재판 중지법'(형사소송법) 및 사법개혁 관련 법안 등 여당의 대규모 입법 드라이브에 맞설 대응책도 강구해야 한다.
송 원내대표는 취임 소감으로 "이미 우리는 정권을 잃은 야당이고 국회에서 절대 열세인 소수당이다. 야당 원내대표로 역할과 기능에 일정 부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한계도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한 순간도 웃을 수가 없다. 어깨가 무겁고 제 모든 것을 바쳐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 원내대표는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으로, 2018년 김천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주호영·김기현·권성동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민주당과의 협상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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