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 세번째)과 참석한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모임 주최로 열린 '대선 패배 후 민심과 국민의힘 혁신방안'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이 주축이 돼 구성된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 모임'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패배 후 민심과 국민의힘 혁신 방안'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당을 향한 쓴소리들이 나왔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국민께서 보낸 준엄한 뜻을 받들지 못했다. 그 결과 국민께선 조용히 등을 돌렸다"며 "그 책임에 통감하고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변화가 없다면 국민의힘은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당의 생존 조건"이라며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정당은 도태되고 말 것이다. 과거의 방식, 익숙한 언어, 반복된 구호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혁신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자신이 제시한 '5대 개혁안'을 두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생존의 마지막 문턱에 서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혁신 없이는 신뢰도 없고 신뢰 없이는 미래도 없다"며 국민의힘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 공항 이전사업' 국정과제 채택을 위한 국회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최다선(6선)인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의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22년째 이 공간에 머무르고 있는데 선거 끝나고 혁신을 이야기하지 않은 적 없다"며 "이제는 혁신이라는 말을 쓰기가 무색하다. 혁신을 혁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형식적 혁신에 그친다"고 직언했다. 이어 "보수의 문제점은 좌표를 잃었다는데 있다"며 "국민을 기준에 두고 당의 모든 것을 맞춰야 하는데 그걸 잃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당이 혁신하려면 반드시 해야 할 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적어두고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주 의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천 시스템을 비교하며 당 공천 시스템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공천 때마다 당권을 장악하거나 혹은 외부의 실권자가 자기 사람을 넣으려고 싸우고, 공천만 잘 받으면 되는 풍토가 있다"며 "이를 바꾸지 않는 한, 영원히 우리가 이 땅에서 (이기게) 되긴 어렵다"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한동훈 전 대표의 '격차 해소'를 보수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제시하며 "약자와의 동행은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며, 친서민 보수의 상징이 될 수 있다. 격차 해소는 기득권 중심 보수를 혁신하는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당권 경쟁에서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와 한 전 대표가 출마하면 그건 혁신이 아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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