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인니 대통령과 통화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블루투스 스피커로 통화하고 있다. 2025.6.23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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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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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인니 대통령과 통화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블루투스 스피커로 통화하고 있다. 2025.6.23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불참 결정에 대해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이 대통령을 대신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무게를 두고 고민을 이어왔으나 전날 오후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불참 결정에 대해 "명백한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외교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국가 안보에도 중대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나토 참석을 재고해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3년 만에 불참하게 된다면 동맹국인 미국을 비롯해 유사 입장국(like-minded countries)들은 한국이 그야말로 한반도 이외의 국제 사안에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 외교의 무게추가 중국과 러시아 쪽으로 기우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질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는 어리석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제는 앞으로도 현 정부가 우크라이나, 대만, 중동 등 글로벌 이슈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북한을 위시한 한반도 이슈에만 매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깊다는 것"이라면서 "흔들리는 대한민국 외교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의힘 내에 '외교안보 역량 강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 사안별로 꼼꼼하게 검토해 정부에 조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이 나토 정상 회의에 이 대통령 대신 위 안보실장이 참석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대표로 참석하는 것과 안보실장이 참석하는 건 완전히 다르다"며 "해외에서 바라보는 위상은 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불참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토 불참은 이재명 정부 외교정책을 이른바 '대미 자주파'가 주도하겠다는 공개 선언과 같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불참으로 모호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선명한 의사 표시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중동 정세 때문에 불참할 것이 아니라 중동 정세 때문에라도 참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도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여러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한다고 한다"며 "관세 협상과 방위비 협상만큼 시급한 국내 현안이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나토 정상회의는 다음 달 8일이 시한인 한미 관세 협상 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할 유일한 기회"라며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오히려 미국을 포함한 주요 우방국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성이 더 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비판에 '몰염치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불참은 내란으로 인한 혼란을 채 정리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중동 전쟁까지 겹친 복합위기를 고려해 내린 고심 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이나 관세 협상 등 양국 간 현안의 시급성을 잘 알고 있지만, 나토 정상회의에 무작정 달려가면 해결되느냐"며 "실용 외교의 중심은 국익이고, 국익을 지키며 슬기롭게 현안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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