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아빠찬스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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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23  |  발행일 2025-06-23 제23면

24∼25일 열리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두고 '아빠찬스'가 다시 소환됐다. 고위공직자 후보자 청문회 단골손님이다. 누군가는 권력남용이라고 보고, 또 다른 이는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김민석 후보자 사례를 보자. 김 후보자의 아들이 고3 때 교내 동아리 활동 중 작성한 법안을 김 후보자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발의했다. 그러나 대학입학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모가 자식 일을 도와주는 것 그 자체를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편들었다. 박 의원 말을 빌리면 김 후보자는 아들의 학업을 꼼꼼히 살피고 도움을 준 멋진 아버지다. 거기까지였으면 괜찮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법안까지 공동발의했다는건 국민 눈높이에 특혜다.


많은 일반인 아빠(부모)는 자식이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일자리를 잡는다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서 어떤 일이든 하려고 한다. 그런 순간에 '아빠찬스'가 있다면 그런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김 후보자나 고검장까지 지낸 박 의원같은 아빠는 우리 사회에 극소수다. 그래서 김 후보자의 '자식 일 도와 주는 것'이 소시민들이 보기에는 특별하다.


발넓기로 소문난 필자의 지인이 정기인사를 앞 둔 딸에게 인사청탁 이야기를 꺼냈더니, "아빠가 청탁하면 나는 사표낼거야. 내 능력과 경력으로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할 수 있어"라고 했단다. 김 후보자 아들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아빠찬스'가 끼어들어 난감하지 않았을까? 부모의 맹목적인 사랑이 자식을 망치고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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