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정미 대구시의원.
지난 6·3대선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를 공개 지지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육정미 대구시의원을 두고 민주당 대구시당과 육 시의원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육 시의원은 24일 민주당 대구시당의 탈당 촉구 논평에 대한 반박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 대구시당의 논평은 대구시민을 향한 배신"이라며 "정당이라는 이름 아래 '패거리 정치'를 자행하고 있음을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 18일 논평을 내고 "육 시의원은 정당이 부여한 공천의 취지와 당원들의 지지로 얻은 소중한 기회를 개인의 욕망과 갈지자 정치로 훼손했다"며 "대선 직전 민주당 대선후보를 공개 비난하고 타 정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것은 정당과 유권자에 대한 정치적 배신이자 공당의 책임정치 의무를 기만하는 행위로 약속과 신의를 스스로 저버린 육 시의원은 스스로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육 시의원은 "당신들이 말하는 정당의 비례대표로서의 책임있는 행동은 도대체 무엇인가. 정당에서 선출하면 정당의 권력자들에게 복무하는 게 설마 책임있는 행동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내가 신의를 지켜야 할 대상은 민주당 대구시당이 아니라 대구시민"이라고 반박했다.
육 시의원은 지난 2023년 7월 당원자격정지 2년 징계를 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시의원 한 사람을 징계하면서 팔다리를 다 잘라 민주당과 공조할 수 없도록 만들었고, 어떤 협치도 협조도 협력도 없이 홀로 의회에서 고군분투해야 했다"며 "민주당의 외피를 걸치고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상대로, 32명의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버티며 직접 해냈다"고 했다.
이어 "비례대표로서 탈당하지 않는 이유는 대구시의원으로서의 책임이 무엇보다 우선한다고 믿기 때문이고, 정당의 이익보다 정치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나의 노력이 정당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대구시의원으로서 남은 임기를 책임 있게 마치는 것이야말로 내가 믿는 정치적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한 권한이자 의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 대구시당은 정당의 외피만 쓴 채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권력놀음을 멈추고 이제라도 거대여당 지역당으로서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아직 당원자격정지 징계 중인 육 시의원에 대해 대선 직후 중앙당에서 비상징계로 당원자격정지 2년6개월 처분을 추가로 했다"며 "본인이 깔끔하게 탈당하시는 게 좋겠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고 요구"라고 말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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