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중환 대구시의회 운영위원장.
"건하의 선택은 찰나였지만, 그 결과는 세 명의 생명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 숭고한 희생을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지난 1월,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던 달성군 서재리의 한 저수지. 얼음 섞인 물속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든 중학교 1학년 소년 고(故)박건하군의 뒷모습은 대구 시민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남겼다. 친구 3명을 사지에서 밀어 올리고 자신은 끝내 돌아오지 못한 박군에 대해 대구시가 제1호 '의로운 시민'을 선정하고 예유에 나섰다.
하중환 대구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오는 9일 달성군 다사읍에 위치한 박 군의 유족 자택을 직접 방문해 '의로운 시민 증서'와 특별 위로금 2천만원을 전달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지정은 하 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대구광역시 의로운 시민 등에 대한 예우 및 지원 조례' 개정안이 실제 현장에 적용된 첫 번째 사례다. 그동안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도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해 충분한 예우를 받지 못했던 사례들을 방지하고자 마련된 법적 근거가 박 군의 사례를 통해 첫 결실을 본 것이다.
앞서 대구시는 사건 직후 보건복지부에 박 군의 의사자 지정을 강력히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 5월22일 박 군의 희생 모델을 인정해 공식 '의사자'로 선정했으며, 시도 곧바로 5월30일 박 군을 시 차원의 '의로운 시민'으로 결정했다.
현행 조례에 따르면 '의로운 시민'은 자신의 직무와 상관없이 타인의 생명이나 재산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박 군은 당시 중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위급 상황에서 타인을 먼저 생각한 이타심의 표본이 됐다는 평가다.
하 위원장은 이번 전달식의 의미에 대해 "단 한 번의 결단으로 세 개의 세계를 지켜낸 건하 군의 용기는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기억해야 할 진실한 가치"라며 "숭고한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공동체의 이름으로 예우하고 기억하는 것은 행정의 마땅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이번 1호 선정을 계기로 '의로운 시민'에 대한 예우 체계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단순히 위로금을 전달하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박 군의 사례를 교육적 자료로 활용하거나 추모 사업을 전개하는 등 후속 기념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공동체 의식과 의로운 행동의 가치를 알리는 '기억의 문화'를 조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건하 군의 사례가 생명을 지킨 모든 이들을 위한 제도로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사후 관리와 예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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