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마약 사각지대 아니다“… 1020 파고드는 ‘일상 속 마약’ 경보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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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15 18:42  |  발행일 2025-07-15
대구 마약사범 절반이 청년… 시의회 “대응 체계 부실”
김주범 대구시의원. 영남일보 DB

김주범 대구시의원. 영남일보 DB

"요즘 애들은 SNS로 사탕 사듯 마약을 구한다는데, 학교 근처 분식집 이름에까지 '마약'자가 붙어 있으니 애들이 뭘 배우겠습니까."


최근 대구의 한 학원가에서 만난 학부모 최 모 씨(46)는 갈수록 대범해지는 마약 범죄 양상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최근 대구 지역 마약 범죄는 과거 특정 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축제 현장, 심지어 학교 주변까지 그 마수를 뻗치며 평범한 청년층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김주범 의원(비례)은 이날 서면 시정질문을 통해 대구시와 시교육청의 안일한 마약 대응 체계를 질타하며 구체적인 실태 파악을 요구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마약 단속 건수 중 10대부터 30대까지의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한다.


대구 지역 상황도 심각하다. 지난해 대구경찰청이 검거한 마약 사범 중 56.7%가 10~30대였으며, 특히 20대 비중이 35%로 가장 높았다. 다크웹이나 텔레그램 등 보안이 강화된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층의 마약 진입 장벽이 급격히 낮아진 탓이다.


김 의원은 마약 투약 장소가 폐쇄적인 공간에서 개방된 장소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축제 현장에서 무색·무취의 특성을 가진 GHB(일명 물뽕)가 유통되는 사례를 언급하며, 대구 역시 예외가 아님을 경고했다.


하지만 대구시의 대응은 여전히 홍보물 배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마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간이키트 배포나 연령별·장소별 맞춤형 캠페인이 시급하다"며 실질적인 예방 활동의 부재를 꼬집었다.


생활 속에서 마약에 대한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문화적 요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에 따르면 대구 지역에서도 '마약'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상호를 사용하는 음식점이 다수 확인됐으며, 이 중 상당수가 학교 정화구역(반경 500m) 내에 위치해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의회는 지난해 하중환 의원 등이 '식품 등에 마약류 용어 사용 문화 개선 추진'을 촉구했으나, 여전히 간판이나 메뉴판 교체 지원 사업 등의 후속 대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김 의원은 마약 문제를 범죄 예방을 넘어 보건복지, 청소년 보호, 사회 복귀 지원이 결합된 '복합 사회 문제'로 규정했다. 단속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예방 교육의 내실화와 중독자들의 치료·회복을 돕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에는 대구의료원과 대동병원 등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이 지정되어 있으나, 전문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실제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은 높지 않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대구시 차원에서 발생 이후의 회복 지원까지 아우르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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