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찬 광복회장 “대구는 독립운동 거점 도시…정신 계승이 중요”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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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15 17:17  |  발행일 2025-07-15
광복 80주년 이종찬 광복회장 서면 인터뷰
“대구에서 독립기념관 건립 운동 시작하길”
“독립운동 정체성 회복이 곧 국가 정체성 회복”
이종찬 광복회장. 영남일보 DB

이종찬 광복회장. 영남일보 DB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가 7월의 독립운동으로 대구에서 결성된 '광복회 조직'을 선정했다. 올해부턴 인물이 아닌 '독립운동 사건' 자체를 기념 대상으로 삼았다. 대구에선 지난 1월 선정된 국채보상운동에 이어 두 번째다. 독립운동 후손들을 이끄는 이종찬 광복회장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 시민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중심에서 중요한 결단을 해왔다"며 "그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광복회 조직이 7월의 독립운동으로 선정됐다.


"대한광복회는 무장투쟁을 통해 일제에 맞선 대표적인 비밀결사 조직이다. 나라를 잃은 암울한 시대에 목숨걸고 독립을 위해 싸운 선열들의 신념과 용기를 상징한다. 광복회는 단순 무력 저항이 아닌, 체계적인 조직과 명확한 독립 의식을 바탕으로 활동했다. 우리 독립운동의 수준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의미가 아주 크다. 오늘날 우리에게 자유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대구에선 올해 두 번째 독립운동 선정이다.


"올해 국가보훈부가 광복80주년 기념으로 선정한 이달의 독립운동 12가지 사건 중 무려 2개가 대구에서 시작됐다. 대구시민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늘 중심에서 매우 중요한 결단을 해왔다. 대구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이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대구가 갖는 독립운동사적 의미는.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은 민족 자주 경제운동이다. 민중이 주도한 평화적 항일운동이다. 1915년 시작된 대한광복회는 독립운동 무장투쟁 노선을 명확히 한 단체다. 대구에선 남자현·이명화 등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항일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3·1운동 이후 학생운동은 전국 독립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대구는 경제 자주운동인 '국체보상운동', 무장 독립운동인 '대한광복회', 청년·여성 참여의 민중운동까지 모두 아우르는 '독립운동 거점 도시'로서 위상을 갖는다."


대구시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 시절 구국운동기념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광복회는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요청했는데.


"구국운동기념관 건립도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미래세대에게 나라가 어려울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교육하려면 전국 광역단체에 독립기념관이 있어야 한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했듯, 대구에서 기념관건립운동이 시작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전 정부때 지원 예산이 삭감된 바 있다.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극히 당연한 독립정신을 강조하다 보니 작년 정부 예산이 삭감되는 아픔을 겪었다. 광복회는 현 정부에 광복 8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의 기본 계획을 국민 통합적 관점에서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꿀 것을 요청했다.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모델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독립운동단체, 지역사회가 활발히 협력하길 바란다."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과제는.


"단연, 대한민국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광복회 건물 소유권을 회복하는 일과 기업들의 사회적 공헌을 위해 광복 미래재단 설립에 주력하려고 한다.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고 광복회 존재의 본질을 깨우치는 일이 곧 대한민국 정체성을 회복하는 길이다."


젊은 세대와의 연결성 측면에서 광복회의 역할은.


"광복회는 후손시대를 맞이하며 여러 능력있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발굴하고 길러내는 사업들을 하고 있다. 올해 개강한 제2기 독립영웅 아카데미, 헤리티지 아카데미 등을 통해 더 많은 후손들이 정치·경제, 사회·문화 등 각 영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하며 이들의 사회 진출을 돕고 있다."


대구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나라가 어려웠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대구시민 모두가 몸소 역사로 보여줬다. 대구 시민들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최근 뉴라이트 친일 세력들에 의해 무너져가는 대한민국 정체성 회복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독립기념관 건립에 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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