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우 대구시의원.
최근 대구 시내의 한 내과 의원 대기실에는 '65세 이상 및 고위험군 정기 접종 안내' 포스터가 새로 붙었다. 코로나19사태 당시 전 시민의 접종을 독려하며 '백신 접종자 맛집 할인'이나 '공공시설 이용 혜택' 안내문이 사라진 자리에 해당 포스터가 붙은 것. 이제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 위주로 차분하게 접종 상담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재 의료 상황을 잘 보여준다.
실제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남구에 거주하는 박모씨(72)는 "예전에는 다 같이 맞아야 한다고 해서 숙제처럼 보건소를 찾았지만, 이제는 몸 상태에 맞춰 의사와 상담하고 정기적으로 관리받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대구시의 감염병 대응 정책이 이처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보편적 방역'에서 고위험군을 정밀 타격하는 '선택적 보호' 체계로 전면 재편되면서 시의회도 대응에 나섰다.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백신 접종의 목적이 집단면역 형성에서 위중증 예방으로 변화한 현장의 흐름을 자치법규에 반영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 한 것이다.
대구시의회 김재우 의원(문화복지위원회)은 22일 제318회 임시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구광역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소명을 다한 과거의 방역 장치들을 걷어내는 데 있다. 우선 초기 접종률 제고를 위해 운영됐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 관련 조항이 조례에서 삭제된다. 대신 예방접종 지원 범위를 재설계해 감염 시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군과 방역 취약계층에 행정력을 집중할 수 있는 근거를 보강했다.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19 백신이 독감(인플루엔자)과 같은 절기 기반 정기 접종 체계로 편입된 정부 방침과 궤를 같이한다. 대규모 집단면역을 목표로 삼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감염 시 입원이나 사망 위험이 큰 집단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방역의 최우선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행정 조직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조정도 병행된다. 이번 개정안에는 현재 실질적인 기능이 중단된 '감염병관리 자문위원회' 관련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운영 실적이 저조한 자문위는 폐지하는 대신, 실질적인 방역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감염병관리지원단'의 운영에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조례안이 통과되면 대구시는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동시에, 예산과 인력을 고위험군 보호라는 핵심 목표에 맞게 재배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재우 의원은 "백신 접종의 패러다임이 고위험군의 감염과 사망 예방으로 이동함에 따라, 기존의 낡은 조항들을 정비할 시점이 됐다"며 "변화된 국가 방역 정책에 맞춰 지원 체계를 개선함으로써 시민 안전망을 더욱 두텁게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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