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후 경북 안동시 앙실로 앙실 입구 진입로 상당 구간에서 심각한 수준의 아스팔트 밀림 현상이 발생했지만, 행정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 피재윤 기자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경북 안동시 수하동 '앙실 입구' 도로가 시민 안전의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또 어린이들의 등하굣길이 심각한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문제가 된 도로는 골재 등의 회사들이 밀집한 앙실 방향 진입로로, 하루에도 수십 대의 대형 화물차량이 왕래한다. 도로는 이미 한계를 넘긴 상태다. 아스팔트 일부가 10~20㎝가량 솟아오른 채 뒤틀리고 갈라졌으며, 무더위에 부풀어 오른 노면은 마치 '지뢰밭'을 방불케 했다.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태양 아래 달궈진 솟은 아스팔트는 차량 타이어 손상은 물론 자칫한 순간 전복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도로 인근에는 유치원과 고등학교가 있어 통학 차량과 학생 보행이 빈번한 만큼, 대형 인명사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아침 등교 시간대와 오후 하교 시간에는 아이들을 태운 어린이 보호 차량이 위험천만한 이 도로를 오가고 있다. 인근 학부모들은 "요즘 같은 날씨엔 도로 온도가 60℃를 넘나들 텐데, 파손된 도로에 덜컥 충격이라도 받으면 아이들이 다칠까봐 불안하다"며 "차라리 집까지 데리러 가는 게 낫다"고 토로했다.
아스팔트 밀림의 원인으로는 대형 화물차량의 반복 통행이 지목된다. 화물차의 고중량 하중이 노면을 반복 압박하면서 여름철 고온 환경과 맞물려 아스팔트가 물러지고 융기되는 구조적 파괴가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지속될수록 아스팔트는 쉽게 이완되고 파손되며, 이 상태를 방치하면 더 넓은 면적이 들썩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해당 구간에 대한 안동시의 대응은 미흡하기만 하다. 일부 주민들이 이미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수개월째 별다른 조치 없이 시간만 흘러갔다고 비판했다.
더운 날씨에 도로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당국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도로라는 이름의 인프라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일상이 지나는 '기반'"이라며 "아이들의 등하굣길이라면 더욱 엄격한 안전 기준이 적용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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