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해국제심포지엄-지상중계<하>트럼프 2.0 시대, 동북아 전략지형과 환동해의 미래를 조망하다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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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4 21:04  |  발행일 2025-07-24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흐름 속에서 환동해 지역 역시 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각 국가별 전략이 치열하게 각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정학적 위치는 물론 발전 가능성과 보유 인프라 등을 따져봤을 때 경북 포항이 환동해시대를 맞이하는 거점 도시로 그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포항'을 중심으로 환동해시대를 맞이하는 발전 전략을 제시해 본다. 배규성 배재대학교 한국-시베리아센터 연구교수는 4개의 기초를 기반으로 한 분야별 발전 전략을, 박재범 포스텍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전환의 시대를 맞이한 포항의 미래 전략을 제시한다.


-배규성 배재대학교 한국-시베리아센터 연구교수


트럼프 2.0과 신 정부: 환동해 국제협력과 포항 발전 전략 - 에너지(광물), 항로, 관광 등


배규성 배재대학교 한국-시베리아센터 연구교수

배규성 배재대학교 한국-시베리아센터 연구교수

◆트럼프 미 대통령 2기, 세계질서 흔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 채 100일도 되기 전에 1945년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쌓아 온 패권적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파괴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첫째, 미국의 군사적 패권을 협상의 지렛대로 쓰기는 하지만 세계의 경찰로서 미국의 역할을 포기했다. 둘째,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 적자와 무역적자) 축소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자유무역질서(WTO)를 파괴했다. 관세(보편관세+품목별관세+상호관세+보복관세 등)와 비관세(부정무역)를 통해 동맹국은 물론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셋째, 자유민주주의(미국내 삼권분립)를 파괴하고 있다. 트럼프가 벌이고 있는 이념·문화 전쟁은 미국 내 갈등을 야기하고 있고, 진보 성향 대학 지원 중단과 싱크탱크 예산·인력을 대폭 감축시키고 있다.


트럼프 2.0의 정책, 특히 '에너지 대국/패권과 (전략)광물 대국'은 동북아와 환동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원유 생산 세계 1위, 천연가스 생산 세계 1위(전세계 생산량의 25%), LNG 세계 최대수출국이다. 한편, '에너지 초강대국'으로 알려진 러시아는 원유, 천연가스 및 PNG(파이프라인 천연가스)는 대러 제재로 생산 및 수출이 축소되고 있으며, LNG의 경우 전세계 시장의 8%를 차지하고 있고, 푸틴은 20%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를 맞이하는 한국의 구상과 경북의 소외


트럼프 2.0 행정부의 관세 및 무역 공세에 대해 한국의 신 정부는협상에서 팩키지 딜을 구상 중이다. 먼저 안보 부문에서는 이미 한국의 신 정부 출범 시기에 미국으로부터 안미경중에 대해 경고(?)를 받은 바 있지만, 주한미군 주둔 비용, 국방비 증액, 미국 무기 수입 등에 대한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으로 에너지 부문에서는 특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과 협상을 준비 중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해양패권 경쟁'에서 가장 핵심적인 '미-중 선박 전쟁'에서 한-미 조선 협력도 한국의 협상카드로 준비 중이다.


한국의 신 정부 출범과 더불어 환동해(경상북도·포항)의 상황은 회색 안개 속이다. 이재명 정권 하에 환동해의 거의 대부분의 이슈들에 대한 이니시어티브, 즉 에너지(석유, 가스, LNG), 북극항로, 전략광물, 수소, 조선 등이 부산(북극항로 허브항), 울산(에너지), 경남(조선) 즉 부울경에 빼앗긴 것 같다.


◆위기를 극복하는 포항의 발전 전략


포항(경상북도) 발전의 기초로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경주 월성원전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처럼, 인공지능(AI)은 많은 전력과 냉각수를 필요로 한다. 둘째, 영일만항이다. 대구경북의 유일한 무역항이자, 동해 최북단 컨테이너/벌크항이다. 영일만항은 중국 동북3성, 러시아 등과 연계하여 북방 무역/물류 중심지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셋째, 포스코(POSCO)이다. 포스코는 철강산업과 에너지(수소) 사업의 튼튼한 기초이다. 넷째로는 인공지능(AI)와 바이오생명공학의 산실인 포스텍(POSTECH)이 있다.


따라서 포항(경상북도)은 환동해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이 네 가지 기초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원전과 포스텍을 기초로 인공지능(AI) 산업과 AI 데이터 센터, 영일만항을 기초로 동해 북극항로 교두보, 포스코를 기초로 에너지(수소) 경제, 포스텍을 기초로 포항 발전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바이오생명공학과 인공지능(AI)에 대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국을 필두로 전통적인 북방 관련 정책의 핵심 협력 대상국인 러시아와 중국 및 북한과의 선제적인 대화를 제안해 본다.



박재범 포스텍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박재범 포스텍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박재범 포스텍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트럼프 2.0과 신 정부: 포항의 발전 전력, 2차 전지 산업 발전을 중심으로


◆국내 배터리 기업의 위기


우리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 외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세계 1위이던 국내 배터리 산업이 중국에 밀려 2위로 내려앉은 이후 계속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어 우려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의 대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가 그렇다. 최근 미국 상원을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을 살펴보면 여전히 탈중국 공급망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긍정적이다.


다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공급망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개정된 IRA 법안에는 금지외국기관(PFE)이 아닌 공급망, 즉 탈중국 공급망에서 조달해야 하는 소재의 비중을 정의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총 제조원가의 60%에 해당하는 소재를 탈중국 공급망에서 조달해야 하며, 해마다 비중이 증가해 2030년부터는 85%까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


배터리 기업들은 이 비중을 충족해야 미국에서 첨단제조세액공제(APMC)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몇 년의 시간을 줄 테니 적어도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으려면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미 바이든 정부에서 그랬고 트럼프 정부에서도 변함없이 유지되는 기조이므로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확대


전기차 시장이 캐즘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는 사이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고 이에 따라 ESS 시장도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ESS가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의 시장은 맞지만, 현재 ESS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악하고 있다. 자칫 큰 글로벌 시장이 열려도 우리 기업들에게는 유효하지 않은 시장이 될 우려도 있다. 장기적인 안목과 로드맵을 갖고 대응해 나가야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


2030년 이후 휴머노이드, 드론, UAM 등 배터리를 사용하는 다양한 시장이 열리겠지만 2030년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과 체질을 갖춰야 한다. 내수 시장의 한계로 해외에서 중국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면 근원, 본원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이번에 벌어놓은 시간 동안 중국 기업들과 경쟁 가능한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탄탄한 공급망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배터리 산업 선도도시 포항의 역할


배터리를 생산할 때 가장 중요한 핵심 소재이자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소재로 양극재, 음극재, 전구체가 있다. 포항은 가장 핵심이 되는 이러한 소재의 국내 핵심 생산지역이다. 뿐만 아니라 재활용과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기반도 잘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포스코, 에코프로 등 국내 최고의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위치하고 있다. 미국에서 원하는 배터리 탈중국 공급망 구축의 핵심은 소재 공급망 구축이며, 포항은 이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최적 지역 중 하나이다.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절호의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 친화적인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미래가 보장된 배터리 산업이 포항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다시 기업 친화 정책으로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 확립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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