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세계 최장 고공농성 현장인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방문했다.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박정혜씨가 김 장관과의 이야기에 앞서 눈물을 닦고 있다. <박용기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박정혜씨에게 손 마이크로 '건강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박정혜씨와 마이크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동료들은 고공농성 해결 및 박씨를 살려달라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박용기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방문했다. 철도노동자 출신인 김 장관은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세계 최장기간 고공농성 중인 해고 노동자 박정혜씨가 있는 옥상 아래로 향했다.
박씨는 2022년 10월 공장 화재 발생 후 회사가 공장 복구 대신 노동자들을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하자 지난해 1월 화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회사 옥상에 올랐다. 그동안 두 번의 겨울을 보내고 두 번째 여름을 맞았다. 511일이 지난 후부터 세계 최장 고공농성 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은 해고노동자는 박씨 포함 7명이다. 이들은 평택에 있는 니토덴코의 자회사 한국니토옵티칼로의 고용 승계를 요구한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이들은 불탄 구미공장의 물량이 평택공장으로 이전됐지만, 고용 이전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전국금속노조와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7명이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재심판정 취소소송에 대해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해 박 씨의 고공농성은 더욱 절박한 상황이다.
옥상 텐트에서 나와 김 장관을 마주한 박씨는 마이크로 "너무 수고가 많다"는 김 장관 말에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울기만 했다.
"니토덴코는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하면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 단지 공장에서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권리만 주장하고 충분히 고용승계가 가능하지만, 끝까지 저희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다. 저희 노동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힘이 되어주세요" 박씨는 눈물을 닦으며 김 장관에게 호소했다. 이에 김 장관은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라며 "아무리 좋은 판결도 당사자 간 합의보다 좋을 수 없다. 조속히 내려오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금속노조와의 비공개 간담회가 끝나고 떠나기 전 김 장관은 다시 옥상 아래로 갔다. 마이크가 없자 손 마이크로 박씨에게 "꼭 건강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해고 노동자들은 김 장관에게 "정혜씨가 옥상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제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간담회 참석자에 따르면 김 장관은 반드시 해답을 가지고 다시 오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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