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구미시에 설치된 미끄럼 방지 시설. 독자 제공.

경북 구미시 진평동에 설치된 미끄럼 방지 시설. 독자 제공.
대구지역 보도 위 보행자 안전사고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끄러짐 등 낙상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보행자 안전사고 예방에 지자체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내 보도에서 발생한 보행자 안전사고는 총 874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39건 꼴이다. 연도별로는 2019년 318건, 2020년 459건, 2021년 495건, 2022년 528건, 2023년 724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역별(2024년 기준)로는 달서구가 250건으로 가장 많았고 동구 233건, 수성구 132건, 북구 93건, 중구 59건, 서구 55건, 남구 46건 등의 순이었다.
보행자 안전사고 증가 원인은 여름철과 겨울철 악천후에 따라 미끄러짐 사고 위험도가 높은 날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사고 접수도 집중 호우가 내리는 여름철과 도로 결빙 등이 나타나는 겨울철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대구지역 내 폭우가 장기화되고, 폭설이 내리는 등 보행환경이 변하고 있는 상황도 한몫을 하고 있다.
보도에서 넘어진 경우 지자체에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국가배상법에 대해 시민들의 인식이 늘어난 점도 사고 접수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보행자 안전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동욱 대구시의원(북구)은 지난달 열린 대구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보행자 안전사고 예방책으로 △대구형 보도 위 미끄럼 안전기준 수립 △미끄럼 위험 실태조사 실시 △실효성이 검증된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등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시민들이 버스를 탈 때 밟는 경계석은 표면이 미끄러운 화강암 재질이라 비나 눈이 오는 날에 매우 미끄럽다"면서 "국토교통부의 '보도 설치 및 관리 지침'에는 경계석이 미끄럽지 않도록 일정 마찰력 기준을 넘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실제로 잘 지켜지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운영 중인 보행자 안전 시설들은 시민 만족도와 안전성 모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며 "걷기 좋은 대구, 안전한 도시는 작지만 실질적인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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