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수(왼쪽부터)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 부위원장,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서태민 루미엔 총괄부사장, 김장호 구미시장, 박교상 구미시의회 의장이 투자양해각서 체결후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박용기 기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유리기판' 양산 기지가 경북 구미시에 들어선다. 대구와 경북 지역 출신 청년 공학도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루미엔<주>이 5천2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외산 기술이 주도하던 미개척 시장에 국산화 바람이 불 전망이다.
구미시와 경북도는 28일 루미엔과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유리 기반 인터포저 및 테스트 소켓 제조 시설 건립을 공식화했다. 이번 투자의 중심에는 평균 연령 32세의 젊은 공학도들이 있다. 서태민 총괄부사장을 비롯한 핵심 인력 대다수는 금오공대와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 지역 대학에서 배출된 인재들이다. 이들은 지난 6월 구미에 법인을 설립하며 지역 기반의 기술 자립을 선언했다.
유리기판은 AI 반도체의 고속화와 미세화 추세에 따라 기존 세라믹 소재의 한계를 극복할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연구에 뛰어든 고부가가치 분야다. 루미엔은 이미 시제품 검증을 마치고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투자는 단계별 공정 확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루미엔은 오는 12월 시제품 테스트와 양산라인 설계를 시작으로 공정 최적화에 들어간다. 이후 2028년부터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규모를 본격적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창출되는 신규 일자리는 1천23명에 달해, 지역 내 고숙련 청년 일자리 가뭄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공학 인프라는 이번 투자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 서태민 총괄부사장은 구미가 보유한 공학적 토대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자석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구미시는 최근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며 소재·부품 산업의 전초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구미가 글로벌 첨단소재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루미엔의 행보를 지역 산업 성장의 '밑거름'으로 정의했으며, 김장호 구미시장은 미래 선도형 부품 시장을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는 이번 루미엔의 합류로 기술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유리기판이라는 신생 응용소재 분야의 국산화 주도권 확보는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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