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찾아오는 철새 10만마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구미시 지산동 지산샛강생태공원 주변 전봇대와 전선.

매년 찾아오는 철새 10만마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구미시 지산동 지산샛강생태공원 주변 전봇대와 전선.

매년 찾아오는 철새 10만마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구미시 지산동 지산샛강생태공원 주변 전봇대와 전선.
"겨울철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큰고니, 백로, 왜가리 등 철새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선 철새도래지인 지산샛강 주변 전선을 땅속으로 매설하는 전선 지중화가 시급합니다."
지난 4일 구미시민이 구미시청 자유게시판에 게재한 '지산샛강 생태공원 전선 지중화 건의' 내용이다. 구미시가 시민 휴식과 관광명소화 사업으로 추진한 지산샛강 생태공원은 도심에 흐르는 샛강, 수변공원, 황토맨발길, 무인카페를 조성해 사람과 철새가 조화를 이룬 생태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에 연꽃, 부들 등 다양한 습지 식물을 심어 겨울철새를 유인한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천연기념물 201호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겨울 진객 큰고니(고니) 3만4천마리, 오리류 6만7천마리, 쇠기러기 2천500마리, 백로 700마리, 왜가리 550마리 등 10만마리가 넘는 철새가 도래했다.
철새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지산샛강의 가장 큰 문제는 곳곳에 세워진 전봇대와 전선이다. 전봇대와 전선에 부딪혀 폐사하는 철새가 매년 발생하고 있어서다.
지난 1월 지산샛강에선 큰고니 한 마리가 익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신고자는 "날아오르거나 내려앉을 때 전깃줄에 충돌해 날개를 다친 것으로 추정되는 큰고니 2마리가 추가로 보였다"며 "낙동강 유역에서 규모가 큰 철새 보호지로 손꼽히는 지산샛강 생태공원 주변 전봇대와 전선 지중화가 시급하다"고 했다. 구미시엔 전봇대 등에 충돌해 추락한 것을 포함한 조류 구조 신고가 매년 10여 건씩 접수되고 있다.
한편, 철새보호지 인근 전봇대 철거로 관광객이 몰려들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받는 사례도 있다. 전남 순천시는 2008년 순천만습지 일대 농경지 주변 전봇대 282개와 전깃줄 1만2천m를 철거하자 167마리에 불과했던 흑두루미 개체수가 지난해에는 7천600마리로 늘었다.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저어새 등 철새 230종이 찾았다. 지난해 순천만습지에는 생태관광객 420만명이 방문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크게 기여했다.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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