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호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 고객지원부 차장
2025년 여름, 또다시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왔다. 필자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지만 대프리카의 여름은 점점 더 적응이 어려워진다. 35℃를 훌쩍 넘는 한낮 온도와 밤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는 에어컨 없이는 한시도 버티기 힘들다.
특히 매장을 지키며 고객을 기다리는 소상공인들에게 냉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렇기에 요즘 같은 불경기에 늘어나는 전기 사용량과 전기요금은 소상공인들에게는 정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전과의 전기사용계약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최적화한다면, 늘어나는 냉방 수요 속에서도 전기요금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다.
전기요금 청구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계약전력'이라는 항목이 있다. 계약전력이란 고객이 한번에 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계약전력이 높을수록 기본요금도 높아진다. 이 계약전력은 설치돼 있는 전기설비의 용량에 맞춰 결정되는데, 만약 현재 설치되어 있는 전기설비의 용량에 비해 계약 전력이 높게 설정돼 있다면 실제 전기 사용량과 무관하게 매달 불필요한 기본요금을 더 내고 있을 수도 있다. 사업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전기설비 용량을 파악해 계약전력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오래된 냉방기기를 한전이 지원하는 고효율 기기로 교체하거나 자신의 전기사용 패턴에 따라 유리한 선택요금제 변경 등을 통해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소상공인들이 이런 부분까지 챙기기란 당연히 쉽지 않다.
한전 대구본부에서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전기사용계약 최적화 컨설팅시스템』을 구축하고 7월부터 알림톡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서비스는 한전이 소상공인 고객의 전력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전기사용계약 및 요금제를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사용량이 급증한 고객에게는 사전 알람을 통해 스마트한 전기사용을 유도한다. 또한 에너지 효율화 지원사업 및 전기사용에 유용한 각종 정보와 팁을 수시로 제공한다.
만약 이러한 '알림톡'을 받는다면 무심코 넘기거나 차단하지 말고, 내용을 잘 살펴본 후 가까운 한국전력공사 관할 지사에 문의하여 상담받아 보길 권한다. 흔히 전기요금은 '쓰는 만큼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이처럼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그 안에서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 바로 본인의 전기사용계약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변경을 통해 요금 절감이 가능한 부분은 없는지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작은 관심이 올여름 전기요금 부담을 더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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