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퓨처엠 임직원들이 처음으로 미국으로 수출하는 양극재 출하를 축하하고 있다.<포스코퓨처엠 제공>
포스코퓨처엠이 국산 전구체를 활용한 양극재를 처음으로 미국에 출하했다. 이번에 공급된 제품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높은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로, 미국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 배터리사인 얼티엄셀즈의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된다. 이번 출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중국산 의존 탈피' 흐름과 맞물려 전략적 의미가 크다.
초도 물량은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의 양극재 공장에서 생산됐다. 해당 공장은 지난 6월 준공한 연산 4만5천 톤 규모 전구체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 광물 원재료를 리튬과 결합해 양극재를 만든다. 전구체부터 완제품까지 국산화를 실현한 사례로 그동안 90% 이상 중국 수입에 의존해온 국내 전구체 공급 구조에 변화를 예고한다.
최근 미국은 감세법안(OBBBA) 개정으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기 위해 금지외국법인(PFE)과 관련된 소재 사용을 제한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산 배터리 소재를 배제하는 조치로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배터리·소재 기업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연계해 배터리 공급망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미국 및 FTA 체결국 내 가공·조달' 요건 충족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포스코HY클린메탈·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포스코리튬솔루션 등 그룹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료 확보부터 전구체·양극재 제조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리튬, 니켈 등 주요 소재를 해외 광산에서 직접 조달하고, 이를 국내에서 가공·합성해 최종 양극재로 공급하는 체계다. 이는 일부 해외 경쟁사들이 전구체 단계에서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와 뚜렷한 차별점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광양공장의 미국향 공급을 시작으로 포항 양극재 공장 생산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배터리사 대상 공급 물량을 늘리고, 향후 유럽·동남아 등지로도 공급망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미국 공급망 규제 속에서 국산 전구체 활용은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접근권을 확보하는 의미"라며 "포스코퓨처엠은 공급 안정성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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