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 ‘굴욕 계약’ 진상 밝히되 섣부른 예단 말고 실리 따져야

  • 이재윤
  • |
  • 입력 2025-08-22 09:42  |  발행일 2025-08-22

한수원과 한국전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와 맺은 원전 수출 관련 계약의 '불공정'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당초 WEC의 지식재산권을 감안해 향후 50년간 원전 1기 수출 때마다 1조 원 이상을 주기로 했다니 '굴욕적'이란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새로운 사실과 정보들이 속속 공개되면서 '굴욕 계약'이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우선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이 안건이 논의된다고 한다. 두 나라 원전 기업들이 공동으로 미국과 제3국 원전 시장에 참여하는 문제 등을 협의한다는 소식이다. 이를 위해 한수원과 WEC가 조인트 벤처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일종의 합작 투자다. 합의가 이뤄지면 관세협상에 따라 정해진 한국의 대미 투자 펀드(3천500억 달러 규모)의 한 부분으로 상계할 수 있고, 미국 내 신규 원전 300기를 건설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전 정책에 'K 원전'이 참여할 길도 열린다. 한·미 관세 협상을 이끈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이은 '제2의 마스가' 프로젝트로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 WEC와의 계약도 원전 수출 때마다 빚어지는 원천기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쯤되면 셈을 다시해야 한다.


집권 여당은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무책임한 정치 공세다. 정부 부처와 대통령실이 관련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계약의 실체를 규명하는 게 먼저이다. 실용주의 정부답게 계약 조건의 적정성을 따져 실리 추구의 여지를 찾는 게 옳은 태도다. 원전 수출이 활성화되면 대한민국의 원전 중심축 대구경북으로서도 '원전 르네상스'의 꿈을 더 원대하게 품을 수 있다.



기자 이미지

이재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