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집 비워도 OK…키우기 쉬운 애완도마뱀, 새 반려동물로 뜬다

  • 서민지·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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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30 10:19  |  발행일 2025-08-30
최근 대구서 파충류 인기↑…연령도 다양
손 덜 가고 관리 쉬운 반려동물로 파충류 주목
반려동물 박람회 등장, 커지는 파충류 문화
26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파충류샵 직원이 '프라푸치노' 색감의  크리스티드게코 도마뱀을 보여주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26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파충류샵 직원이 '프라푸치노' 색감의 크리스티드게코 도마뱀을 보여주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최근 '새로운 반려동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도마뱀 '크리스티드게코'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최근 '새로운 반려동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도마뱀 '크리스티드게코'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을 둔 주부 이모(42·대구 북구)씨는 최근 엄지손가락 길이의 새끼 도마뱀을 입양했다. 아들의 성화에 결국 허락했지만, 평소 파충류를 무서워하던 터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는 "손이 많이 가지 않고 집 안에서만 키울 수 있다길래 마음을 돌렸다"며 "아이가 고양이를 원했지만 알레르기가 있어 도마뱀이 대안이 됐다"고 말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반려 생활은 예상보다 수월했다. 먹이와 수분만 챙기면 관리가 어렵지 않았고, 특유의 온순한 성격 덕에 집안 분위기도 차분해졌다. 이 씨는 "생각보다 쉽게 정이 간다"며 "조만간 한 마리를 더 입양할 생각"이라고 했다.


반려동물로서 파충류의 인기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대구에서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몇 안 되던 파충류샵이 하나둘 늘어나 현재는 수십여 개에 달한다. 업계에선 "체감상 확실히 시장이 커졌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26일 정오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파충류샵. 평일 점심 시간을 활용해 좋아하는 도마뱀을 보러온 손님들이 매장을 채웠다. 매장 직원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파충류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 등은 손이 많이 가고, 집을 비울 땐 신경이 쓰이니 상대적으로 관리가 쉬운 도마뱀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또 "도마뱀은 사흘 정도 집을 비워도 큰 문제가 없고, 먹이도 자주 줄 필요가 없다. 사료 냄새도 나지 않는다"며 "수명도 길고, 도마뱀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재미까지 있어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 고객들도 매력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만약 오래 집을 비울 일이 생긴다면 파충류샵의 '호텔링' 서비스를 받으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날 도마뱀 인기종인 '크레스티드게코'를 분양받기 위해 매장을 찾은 박모(25)씨는 "작고 귀여운 게 키우기도 쉽다 해서 분양 받았는데 생각보다 종류도 다양하고 키우는 재미가 있다"며 "이젠 키우는 걸 넘어서서 직접 브리딩(번식)까지 해보려고 한다. 예쁜 개체를 보러왔다"고 말했다.


파충류 입양자들은 사육장을 꾸미는 것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느낀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파충류샵에 사육장을 꾸미는 용품들이 전시돼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파충류 입양자들은 사육장을 꾸미는 것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느낀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파충류샵에 사육장을 꾸미는 용품들이 전시돼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평일인 26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파충류샵을 찾아 구경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평일인 26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파충류샵을 찾아 구경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종이 다양하다는 것도 파충류의 매력이다. 크레스티드 게코의 경우, 점박이인 '달마시안', 흰 색깔의 '릴리화이트', 검은 색깔의 '아잔틱', 갈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프라푸치노' 등으로 세분된다. 파충류에 더욱 몰입하게 되면 펫테일 게코, 레오파드 게코, 카멜레온 등으로 관심 범위가 넓혀지기도 한다.


입양자들 사이에선 "한 마리를 입양하면 눈 깜짝할 새 여러 마리로 늘어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실제 조사에서도 이런 경향이 드러났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파충류 양육자 1인당 평균 1.63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SNS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파충류가 대중적으로 노출되면서 인식의 변화가 빨라졌다고 말한다. 대구에서 파충류샵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예전에는 혐오스럽고 징그럽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요즘은 아이들도 부모님 손을 잡고 매장을 자주 찾는다"며 "병아리·햄스터를 기르듯 파충류를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성인 매니아층도 두텁게 형성되고 있어 매장이나 박람회 현장에서 열기를 직접 체감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파충류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다. 파충류 전용 사료, 소품, 온·습도 조절 장비 등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고, 전문 매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관련 박람회도 활발하다. 지난달 대구 엑스코에서 '밀림페어' 파충류 박람회가 열려 100여개 업체가 참가했고, 오는 11월엔 '렙타일 페어'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박람회에 참여했다는 김모(29·대구 수성구)씨는 "파충류는 특별한 듯하면서도 의외로 생활 속에서 친근하게 다가오는 반려동물"이라며 "전국에서 열리는 박람회를 순회하는 애호가들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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