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한국 화단 뒤흔든 ‘신형상 미술’… 삶의 언어로 돌아오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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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02 17:02  |  발행일 2025-09-02
대구 동구 신천동 권정호미술관
1980년대 한국 미술의 새로운 흐름
시대의 변곡점, 미니멀 아트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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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호 '어느날 밤' <권정호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품>

한국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으로 기록되는 '신형상 미술(Neo-Figural Art)'의 예술사적 의미를 되짚어보는 전시가 대구에서 열린다.


권정호미술관은 2일부터 오는 11월29일까지 제1·2전시실에서 '신형상 미술, 삶의 언어가 되다' 전(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현대미술 제2세대를 대표하는 김정명, 서용선, 안창홍, 권정호, 유휴열, 황현수 작가가 참여해 회화·조각·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77점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198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던 '신형상 미술'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6인의 작가는 1970년대 한국 화단을 풍미했던 단색조 위주의 '미니멀 아트'를 넘어 형상과 색채의 회복을 추구했던 '신형상 미술'의 흐름에 동참했던 주요 인물들이다.


마음속 형상이나 사회·실존적 내용을 다룬 것이 특징인 이 미술사조는 신표현주의와 맥락을 함께하며 국내 미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바 있다. 참여 작가들의 작품은 각자의 방식으로 '신형상 미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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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 '유령패션13'<권정호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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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열 '생·놀이-관계'<권정호미술관 제공>

인간의 자의식을 재해석해온 김정명 작가는 거장의 작품과 콜라주한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역사 속 인물의 모습에 주목해 온 서용선 작가는 역사를 현재화하는 작업을 통해 관람객에게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치열한 삶의 현장과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우화적으로 표현하는 안창홍 작가의 작품 또한 눈길을 끈다.


전통의 현대적 변용을 모더니즘적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유휴열 작가, 그리고 인간의 조건과 존재의 이유에 대해 차분한 시선으로 접근하는 황현수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권정호미술관 전시장에 안창홍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권정호미술관 전시장에 안창홍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권정호미술관에 김정명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권정호미술관에 김정명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권정호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미국 유명 예술잡지 ' style="width:700px;height:697px;">

권정호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미국 유명 예술잡지 '아트 포럼' 1986년 2월호.<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이번 전시를 기획한 권정호 미술관장은 1980년대에 작업했던 해골 소재 작품들을 전시장에 내걸었다. '어느날 밤' '해골 소름' '원혼들'과 같은 작품들은 오늘날 권 작가의 정체성이 된 '해골' 또는 '스켈레톤' 작품의 원류로 평가된다. 전시장 한켠에는 권 작가의 작품이 소개된 미국 유명 예술잡지 '아트 포럼' 1986년 2월호가 전시돼, 세계 현대미술 무대에서 활동했던 그의 이력을 엿볼 수 있다.


미술평론가 김복영 박사(전 홍익대 예술학과 교수)는 "이들의 역사가 곧 한국의 형상미술 역사라 해도 결코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참여 작가들의 예술적 위상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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