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남 감독
조선 숙종 시기 울릉도와 독도를 지켜낸 수토사 장한상의 이야기가 올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의성군이 제작한 실경 뮤지컬 '독도장군장한상상'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재조명하는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번 시즌을 이끄는 이정남 연출은 작품의 의미와 새로운 시도, 그리고 향후 비전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연출을 맡은 이정남 감독은 이번 작업을 "단순한 공연 그 이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울릉도의 숲에 이는 바람, 독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 속에 장한상과 민초들의 발자취가 살아 있다"며, "이 무대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역사를 무대 위에 올린다는 것은 과거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무대 언어의 확장이다. 이 감독은 "민초들의 집단적 울림을 살리기 위해 합창을 확대했고, 3D 비디오 맵핑과 특수조명을 적극 활용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의성군 시민 배우들이 무대에 직접 참여하면서 공연은 단순한 예술작품을 넘어 지역 정체성을 공유하는 장이 됐다. 그는 "관객이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무대와 함께 호흡하도록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관객에게 이번 공연이 "단순히 소비하는 볼거리"가 아니라 "함께 기억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또 무대에 선 배우와 스태프, 시민 배우들에게 "여러분이야말로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 그는 "'독도장군 장한상'이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의성을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울릉도와 독도에서도 이 공연이 올려져 '살아 있는 역사 기록'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역사를 미래 세대에 전하고, 국내외 교류 무대까지 확장해 나가는 구상을 밝히며 "역사를 기억하는 일이 곧 내일을 살아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운홍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