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우리이웃]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안민영 사회복지사 ‘산업재해 고통 받는 이들의 희망전도사’

  • 조경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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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16 19:42  |  발행일 2025-09-16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사회복지사 안민영(가운데)씨가 환우들과 함께 심리치료 도예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사회복지사 안민영(가운데)씨가 환우들과 함께 심리치료 도예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병원 현장에서 아직 낯선 직종입니다. 그래서 매 상담의 시작은 저와 제가 하는 일을 설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대구 북구 고성동 안민영(43)씨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서 13년째 사회복지사로 근무 중이다. 산업재해로 다친 환자들이 몸과 마음을 회복해 가정과 사회, 직장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그가 만나는 환자 대부분은 사고로 신체 일부를 잃거나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이다. 평생 익숙하게 써온 몸을 잃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면, 그 고통과 절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어 그는 다시 힘을 얻는다. 편마비로 울던 환자가 꾸준히 운동해 장애인 고용선수가 된 사례, 양하지 절단 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환자는 오른팔을 잃고 의수 제작에 도전했던 분이다. 도예전시회 수익금 중 일부(100만원)를 지원받아 자신만의 의수를 만들었고, 지금은 농사와 일상에서 잘 활용하고 있다. 최근 병원을 찾아와 "내년에는 오이 농사를 지으려 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안씨는 깊은 안도와 보람을 느꼈다. 한때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분이 이제는 내년 농사를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이제는 살아가시겠구나' 싶었다고 한다.


안씨는 도예·드론 등 프로그램을 지역 강사와 함께 운영하며, 외부 지원금을 연결해 환자들의 치료비와 생활비도 지원하고 다. 그는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온 환자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올 때 가장 기쁘다. 그런 분들을 기다리며 이 자리를 지켜왔다"고 덤덤이 말했다.


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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