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습 한국연구재단 달성군농업기술센터 전문경력인사
처서(處暑)가 지나도 여전히 무더운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기다리다가 지쳐서 새벽에 텃밭으로 출근하여 김장용 무 20포기, 알타리무와 열무를 반 평씩 심었다. 집에서 도보로 1㎞ 지근에 있는 달서구 이곡꽃농원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네 평 농사를 짓는 도시농부인 필자의 하루 일상이다.
도시농업이란 도시 내에서 농업 활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환경 개선, 지역 사회 활성화 등을 목표로 하는 도시 기반의 농업 형태로, 도시 환경에서 자연과의 연결을 회복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고, 치유농업은 농업과 농촌 자원을 활용하여 사람들의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사회적 건강을 증진하고 회복하는 활동이자 산업으로 단순한 농사 활동을 넘어 건강 회복과 유지, 심리적 안정, 사회적 통합 등을 목표로 하는 다기능적 농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귀농·귀촌은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여 농업에 종사하거나 전원생활을 영위하는 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민들에게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중요한 사회적 흐름을 말한다.
산업혁명은 1784년 노동력이 사람이나 가축에서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의 발명으로 비로소 산업혁명의 모습을 갖춘 2차 산업혁명, 1969년 컴퓨터, 인터넷 사무자동화로 대량생산과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3차 산업혁명, 2010년 인공지능,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 융합으로 시작된 4차 산업혁명, 초연결사회의 시작으로 부각할 5차 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불과 241년 만에 이루어졌다.
우리의 농업도 보릿고개를 해결한 1970년대 녹색혁명(통일벼 보급), 신선 채소를 사계절 생산을 가능케 한 1980년대 백색혁명(하우스 재배) 시대를 지나 스마트 팜 시대를 거치면서 로봇과 자율주행 트랙터, 드론의 등장으로 농업에서도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4차 산업 시대인 빛의 혁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4차 산업혁명과 다가올 5차 산업혁명의 차이점을 논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4차 산업혁명은 기계가 일하고 사람은 쉬는 반면, 5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람의 심장이 아프면 유럽에서, 위가 아프면 미국으로 날아가 치료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다가올 5차 산업혁명 시대는 치유의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우리의 농업도 전통농업에서 스마트 팜 시대를 지나 도시농업과 치유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 특성에 맞는 AI 기반 텃밭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여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AI 기반 도시농업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둘째, 농업인들에게 스마트 팜 기술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기술 도입을 촉진하여 농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스마트팜 기술의 보급과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셋째, 도시 내 치유농업 공간을 확대하고,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확대이다. 넷째, 지자체, 농업 관련 기관, 시민단체 등이 협력하여 도시농업과 치유농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적 지원과 협력 체계 구축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합될 때, 도시 환경에서 농업 활동을 통해 심리적, 정서적 치유를 추구하는 농업 활동, 즉 도시힐링농업(Urban Healing Farming)의 진정한 의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때마침 달성군 농업기술센터의 도시농업관리사 과정, 영남일보 교육인재개발원에서 경북농민사관학교 공동으로 귀농귀촌 아카데미에서 이런 일들을 수행하고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된다.
신용습(한국연구재단 달성군농업기술센터 전문경력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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