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본사 대강당서 창간기념식

13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창간 80주년 기념식에서 배성로 회장을 비롯해 사장, 부사장, 국실장, 본부장, 노조위원장, 대구경북기자협회 영남일보 지회장 등이 창간 80주년을 기념해 시루떡을 자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3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창간 80주년 기념식이 끝난 뒤, 배성로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사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3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본사에서 열린 창간 8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번 기념식은 1945년 광복의 기쁨 속에 민간 자본으로 전국 최초로 창간돼 80년 역사 속에서 지역과 동고동락해온 영남일보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임직원들은 영남일보의 새로운 미래를 외치며, 힘찬 도약을 다짐했다.
◆AI로 되살아난 김구, 영남일보 창간을 말하다
이날 기념식은 경북대학교 음학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다수의 유명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역임한 노윤진 바이올리스트의 축하공연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이어 기념식의 백미이자, 영남일보 80년 역사를 되짚어보는 헌정 영상(7분 분량)이 방영됐다. 영상엔 영남일보와 인연이 깊은 백범 김구 선생이 AI로 복원돼 등장했다. 영남일보는 창간 두 달여 뒤인 1946년 1월1일 신년호에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 '發揚正氣(발양정기)'를 게재한 바 있다. 정부 수립을 앞둔 시기, 언론의 사명을 독려하며 '지극히 크고 바르고 공명한 천지의 원기' 즉 바른 기풍을 다시 활짝 피어나게 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영상 속 김구 선생은 "오늘 영남일보 1면을 봤는가. 80년 전 창간호를 다시 재현하고 그 한가운데 QR코드를 담은 데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80년 전 이 땅에서 처음 울려 퍼진 우리의 목소리, 그리고 그 뒤를 이어온 역사와 정신을 독자들과 함께 다시 듣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했다.
영남일보 창간 과정도 소개했다. 김구 선생은 "1945년 10월 11일, 13명의 창간 동지들은 순수 우리말 신문을 만들겠다는 뜻 하나로 힘을 모았다"며 "고물상에서 한글 활자를 하나하나 주워 모으고, 인쇄 하루 전날에야 겨우 종이를 구해 어렵게 찍어낸 첫 300부였다. 비록 수량은 적었지만 '지역 최초 순수 민간지'라는 이름 아래 담긴 결의는 무엇보다 숭고했다"고 전했다.
영상을 통해 공개된 영남일보의 역사와 성과는 임직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영남일보는 멈추지 않았다. 전국 언론이 속속 휴간하는 상황에서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신문을 발행했다. 같은 해 12월엔 피란민들을 위한 소식란을 마련, 국내 최초로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펼쳤다. 1952년엔 전쟁 소식을 신속히 전하기 위해 지방지 최초로 일본 동경지사까지 설립하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영남일보는 지역 현안을 공론화하며 해결의 길을 모색했다. 특히, 2007년 'K2이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주제로 총 8편 심층 보도를 해 K2 기지 이전 문제를 지역 의 핵심 아젠다로 부각시켰다. 결국, 13년 뒤 K2·대구국제공항 이전 계획은 본궤도에 올랐다.
◆"시대의 기쁨과 슬픔 함께한 지난 80년"
다양한 부대 행사들도 눈길을 끌었다. 경산시립합창단원이자 전문 성악가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최은혜 씨가 무대에 올라 '아름다운 나라'와 '축배의 노래'를 열창했다. 또 자이언티, 비와이, 박서진, 오마이걸 등 인기 가수들의 축하 메시지가 담긴 영상도 방영됐다.
이어 배성로 영남일보 회장이 단상에 올랐다.
배 회장은 "영남일보가 80주년을 맞을 수 있도록 헌신해주신 전·현직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하다"며 "영남일보 80년 역사는 대한민국 근대사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6·25 전쟁, 군사정권, IMF 외환위기 등 굵직한 고비마다 시대의 아픔을 함께하고 기쁨을 나눠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디지털 환경, 온라인 흐름,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영남일보가 90주년, 100주년에도 당당히 주인공으로 서길 바란다"며 "모든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달려가자"고 당부했다.
배 회장의 기념사가 끝난 뒤엔 시루떡 커팅식이 진행됐다. 배성로 회장, 손인락 사장, 배민수 부사장, 각 실·국장과 본부장, 최미애 노조 비대위원장 등이 함께 시루떡을 자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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