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선발 원태인이 교체되며 미소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푸른 피 에이스' 원태인이 가을야구에서 빛나는 활약을 이어가며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원태인은 지난 13일 오후 6시30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6⅔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5-1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삼성은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게 됐다.
이날 경기는 가을비 속에 진행됐다. 1회초 원태인의 투구 후 1회말 김지찬 타석에서 갑작스럽게 빗줄기가 굵어지며 경기가 37분간 중단됐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지만 원태인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실내에서 몸을 식히지 않기 위해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을 반복하며 컨디션을 유지했고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투구를 이어갔다.
3차전에서 원태인은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섞은 105개의 공으로 SSG 타선을 봉쇄했다.
원태인이 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당시에도 우천으로 경기 시작이 45분 지연되며 루틴이 흐트러졌다. 그러나 원태인은 두 차례 몸을 풀며 준비를 철저히 했고 NC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지난해 가을비는 원태인에게 아픈 기억을 남겼다.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지지만 경기 도중 쏟아진 비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이튿날 재개된 경기에서 다시 등판하기엔 투구 수 부담이 있었다. 결국 삼성은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후 원태인은 "가을비를 원망하고 있었다. 3차전에서도 비가 쏟아져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했다"면서 "지난해 우리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비때문에 큰 아픔을 겪었다. 그 경험 덕분에 3차전을 버틸 수 있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태인은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마무리하는 건 최고의 영광이다"면서 "경기 전날 자기 전에 상상한대로 모든게 이뤄졌다. 1실점으로 어긋난 게 있었지만 생각한대로 잘 풀려서 기분 좋고 뜻깊다"고 했다.

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