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독도야 잘 잤느냐…바다 위의 대한민국, 그 불변의 상징

  • 이승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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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20 18:06  |  수정 2025-10-20 20:26  |  발행일 2025-10-20
이승로 새마을문고 대구광역시지부 회장·수성고량주 대표

이승로 새마을문고 대구광역시지부 회장·수성고량주 대표

"독도야 잘 잤느냐?"라는 인사는 단순한 안부가 아니다. 그 짧은 물음에는 조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켜온 국민의 애정과 다짐이 담겨 있다. 이 한마디는 곧 우리의 역사이자 기억이다. 그 기억 속에서 독도는 오랜 세월 우리의 땅이자 삶의 일부로 존재해 왔다. 한 점의 바위섬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상징이다.


'삼국사기' '세종실록지리지' '동국문헌비고' 등 수많은 문헌은 독도가 예로부터 울릉도와 함께 우리 영토였음을 증명한다. 조선시대 울릉도 수토제 시행 시에도 독도는 늘 그 범위 안에 있었고, 어민들은 계절마다 두 섬을 오가며 생업을 이어갔다. 그렇게 삶의 터전이 된 독도는 수백 년 전부터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 자리했으며, 문헌의 기록을 넘어 주권의 증표로 남았다.


이처럼 삶과 역사가 맞닿은 독도는 조선시대에도 국가적 관심의 대상이었다. 1693년(숙종 19) 안용복 사건을 계기로 일본의 침탈 야욕이 드러나자, 조선 조정은 장한상(張漢相) 을 삼척첨사로 임명해 울릉도의 실태를 조사하도록 했다. 그의 보고를 바탕으로 울릉도 수토 정책이 공식화되었다. 이로써 독도는 조선의 행정권 아래 있음을 제도적으로 명확히 하게 되었으며, 그 결단이 오늘의 독도를 더욱 굳건히 세웠다. 그 역사적 사실은 오늘날 무대 위에서 되살아났다. 올해 의성에서 열린 실경뮤지컬 '독도 장군 장한상'은 조선 숙종 때 울릉도와 독도를 지켜낸 수토사 장한상 장군의 이야기를 재조명하며, 조선의 수토정신이 오늘날 독도 수호의 의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오랜 세월 국민의 의지와 삶이 새겨진 독도는 한·러·일이 맞닿은 동해의 요충지다.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설정하는 핵심 기준점으로, 북극 항로 개방 이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풍부한 수산 자원과 해저의 메탄하이드레이트 등 에너지 자원을 품은 바다의 보고로, 경제적 가치 또한 막대하다. 동시에 해양 지질 연구의 귀중한 현장이자, 철새와 어류의 쉼터로서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9년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독도의 진정한 의미는 자연의 가치에 머물지 않는다. 그곳에는 국민의 의지와 자긍심, 그리고 공동체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독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라, 국민을 하나로 잇는 정신적 지주다. 그 정신은 오늘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마을문고는 전국의 작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독도 장병에게 도서 보내기'를 전개하며, 외로운 경계 근무에 임하는 장병들에게 책으로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 있다. 이 활동은 새마을문고중앙회(회장 김종철)를 주축으로 대구 새마을문고를 비롯한 전국 18개 시·도 문고가 릴레이로 이어가며 국민의 뜻을 모으고 있다.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는 매년 공동으로 열어온 '달구벌 대구 빛고을 광주 달빛으로 물들다' 음악회의 인연을 올해는 '독도 사랑 릴레이 도서 기부운동'으로 확장했다.


오는 10월 23일, 전국 새마을문고 회장들이 풍물패를 앞세워 독도를 찾아 장병들에게 도서를 전달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작은 정성이 큰 울림이 되어, 한 권의 책은 장병들에게 조국과 국민이 함께한다는 믿음을 새긴다.


"독도야 잘 잤느냐?"


이 물음은 우리가 독도를 향해 품어야 할 애정이자 책임의 표현이다. 오늘도 독도는 동해의 푸른 파도 위에서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키며 굳건히 서 있다. 그 곁에는 책을 벗 삼아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이 있다. 우리의 작은 나눔이 독도를 더욱 빛나게 한다. 그 마음이 모여 대한민국의 뿌리를 더욱 단단히 한다.


이승로<새마을문고 대구광역시지부 회장·수성고량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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