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3강(미국·중국·일본) 정상들 모두 각자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굿즈 전시품을 관람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美 다시 존중받고 있다" 흡족
지난달 29∼30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의 경제적 이익 확보를 위한 협상 무대로 경주 APEC을 십분 활용했다.
미국 측은 한미 무역협상 타결 후 한국의 대미 투자 유치 성과를 발표하며 성과를 강조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한국 국빈 방문은 미국과 한국 간의 굳건한 동맹을 재확인하는 한편,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증진시켜 미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우리 정부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과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받기도 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을 휴전하는 세기의 담판이 화제였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해제'와 '대(對)중국 관세 10%포인트 인하'에 합의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의 무역전쟁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소강상태에 돌입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한·캐나다 등 성과내며 '존재감' 과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0일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 2박3일간 쏠쏠한 성과를 거뒀다. 방한과 동시에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세 전쟁'을 잠정 봉합한 데 이어 이 대통령에게는 '협력 동반자'임을 강조하며 한동안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 회복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양국 관계 복원 의지를 전하는 한편, 민간 교류와 인공지능(AI)·바이오 등 신흥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한국에서 최근 논란이 된 온라인 도박과 보이스 피싱 등 범죄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과 양국 국민 감정 개선도 제안했다.
특히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재 속에서 '공동 번영'을 내세우며 각국과 손잡고 아태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해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특유의 정제된 발언과 행보로 캐나다·태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을 잇따라 소화하면서 협력을 강화하는 등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성공적 상견례"…中과 관계는 숙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달 21일 취임 후 경주에서 한·중 정상들과 만났다. 정상 간 만남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성과를 내기보다는 각국 정상들과 '상견례'에 주력했다는 평가다.
다카이치 총리는 APEC 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번 외교 성과로 "2031년 일본에서 APEC을 개최하기로 결정된 것도 큰 성과"라고 했다.
다만 중일 정상의 '신경전'은 다카이치 총리 입장에선 새로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중일 정상은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소통을 유지하자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침략의 역사에 대한 반성'과 '인권문제' 등 민감한 발언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이 시 주석과 다카이치 총리의 첫 대면임을 고려하면, 비교적 경직된 분위기에서 회담이 이뤄진 셈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중일 회담 당일까지도 회담 개최 여부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강경보수'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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