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힘, 장외여론전 보다 ‘중도층 포용’ 큰 그림 그려야 등

  • 논설실
  • |
  • 입력 2025-11-24 09:44  |  수정 2025-12-08 14:22  |  발행일 2025-11-24

◆ 국힘, 장외여론전 보다 '중도층 포용' 큰 그림 그려야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두고, 지난 주말부터 전국 장외 여론전에 돌입했다. 국힘은 어제 경남 창원에서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를 열고,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한 국정조사,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를 촉구했다. 다음달 2일까지 영남과 충청, 강원, 수도권을 돌며 이재명 정부 실정을 집중 부각, 비판적 여론을 결집하고 지지세를 확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국힘이 장외 여론전이라는 강수를 둔 취지는 십분 이해가 간다. 거대 여당을 상대로 싸우기가 버거운 데다, '항소 포기'라는 초대형 악재에도 국힘이 얻은 게 달리 없는 형국이다. 당 지지율은 계속 20%대에 정체하면서,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강성 우클릭'이라는 오해를 불러 올 우려가 높은 장외 여론전은 득보다 실이 커 보인다. 국힘이 이런 국면에서 지지율의 탄력을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실패'를 꼽을 수 있다. 여기엔 장동혁 당 대표의 납득이 안가는 행태도 한몫한다. "우리가 황교안(전 국무총리)이다. (윤석열과) 하나로 뭉쳐 싸워야 한다"라는 그의 발언은 '윤(尹) 어게인론'에 재차 불을 지핀 상황이다. 강성 우파부터 연대하려는 당의 좌표 설정도 민심을 붙잡지 못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상식과 거리가 있는 행보 탓에 지지율이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라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다. 장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주말 장외여론전에선 "지금은 '이재명 재판 어게인'을 외쳐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국힘 일각에서 '중도층 포용 요구'가 분출하는 점도 답답한 지지율 정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발로이다. 하지만 찻잔 속의 미풍에 그치는 분위기다. 내년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중도 확장 메시지는 여전히 힘을 얻지 못하는 게 국힘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힘이 지지율 정체라는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려면 이참에 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분명한 '윤과의 절연' 선언을 통한 성찰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개혁신당과 합당'을 비롯한 대대적인 혁신·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힘 지도부는 "새롭게 출발하지 않으면 주전자 속 개구리처럼 모두 만세탕이 된다"라는 한 혁신파 의원의 한탄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된다. 국힘을 다시 '이기는 정당'으로 바꿔낼 힘은 중도층을 포용할 수 있는 보수의 유연함에서 나온다. 이게 보수가 회생할 유일한 방법이다.



―――――――――――――――――――――――――――――――――――――――――


◆ 장동혁·조국 대장동 토론, 정치쇼 아닌 공론장 되길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주제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간의 맞토론이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다. 장 대표가 조 대표의 토론 제안을 그저께 받아들이고, 조 대표가 곧바로 "전당대회(23일)가 끝나고 지도부 조직개편이 완료된 후 하고 싶다. 양당 협의하에 일시와 장소를 잡자"라고 화답하면서 성사됐다.


대장동 사건의 1심 판결은 검찰의 구형보다 적은 형량이 내려졌다. 그런데 검찰의 관행과 달리 항소를 포기한데다, 의사 결정 과정 또한 석연치 않다. 게다가 대장동 피고인들이 챙긴 부당이익을 검찰은 7천886억원으로 봤는데, 1심 판결은 428억원 추징을 결정됐다. 항소 포기로 2심에서 차액 7천400여억원의 추징을 다툴 기회마저 사라졌다.


검찰의 이번 항소 포기는 일선 검사뿐 아니라 검사장들도 반발할 정도로 매우 이례적이다. 그런데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된 사건이다. 정치권이 항소 포기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많은 국민이 법치의 공정성에 의문을 가질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와 조 대표가 토론을 갖는 것은 정치 이벤트를 넘어, 국민에게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제공하는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다. 장 대표는 판사 출신, 조 대표는 헌법학자 출신이다. 보수 및 진보정당의 대표면서 법률전문가여서 토론의 상징성도 크다. 장 대표는 법원 판결의 과정과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안다. 조 대표는 공권력의 정당성, 검찰권 행사에 대한 통제 문제를 오래 연구해온 학자다.


서로 다른 전문성과 관점을 지닌 두 사람이 항소 포기를 놓고 맞장 토론을 벌이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보기 드문 생산적 장면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스스로 판단할 근거 있는 설명이다. 항소 포기 결정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지휘였는지, 1심 판결의 논리적·법률적 약점은 무엇인지 등은 정파적 논쟁이 아니라 법률가의 언어로 분석돼야 할 문제다.


지금까지 대장동 사건은 정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진영논리 속에 묻여 있었다. 검찰의 공정성과 사법 시스템의 신뢰가 흔들리는 지금, 이번 토론이 국민의 판단을 돕는다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정치가 국민을 향해 열린 설명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 국민이 장 대표와 조 대표의 주장을 토대로 사실과 주장을 분리해 판단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두 대표에게 요구되는 것은 충실한 근거 제시와 성숙한 논의다. 이번 토론이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오랜 혼란을 덜어내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