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왼쪽)·김대중 전 대통령
TK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명칭을 놓고 논란이 재점화할 모양새다. 17일 정부와 광주시·전남도가 광주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 이전하는 데 합의하고 공항 이름을 '김대중 공항'으로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검토' 수준의 언급이지만, 여러 여건상 TK공항 명칭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무안공항 명칭 변경 검토 소식과 함께 TK공항 이름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앞서 대구경북 지역에선 TK공항을 '박정희공항'으로 명명하자는 주장이 나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박병우 <사>재대구경북시도민회 박정희공항명명추진특별위원장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TK공항 명칭을 국가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박정희 공항'으로 해야 한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그 위상이 국제공항의 명칭으로 남아 세계무대로 뻗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의 존 F.케네디 공항과 같이 전 세계 100여 곳이 넘는 공항이 국가에 큰 업적을 남긴 위대한 인물의 이름으로 명명되어 있다"며 "국제공항의 위상에 걸맞은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의 이름이 들어간 공항이 될 수 있도록 여론을 모으고 관련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재대구경북시·도민회는 지난해 8월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 광장에서 '박정희공항 명명 추진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허복 경북도의원(구미)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이 경북(구미)인 만큼 영남권을 대표하는 국제공항으로서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TK공항은 '박정희 국제공항'으로 해야 한다"며 "외국의 경우 지역명이 아닌 나라를 대표하는 위인의 업적을 알리고, 공항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위인의 이름을 공항명으로 사용하는 것이 추세"라고 주장했다. 허 도의원은 앞서 지난해 6월 도정질문을 통해 TK공항 명칭을 '박정희 국제공항'으로 하자고 촉구한 바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도지사는 "공항 이름은 통상적으로 완공 3개월 전에 정식으로 붙이는데 그전까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완공 시점에 여론이 형성돼 있다면 박정희공항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우상화·지역 분열 우려 등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민주화 운동 전력과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만큼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 삼을 일이 아닌 것 같지만 공공시설이나 기관에 굳이 개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예천 주민 이모씨(47)는 "공공시설에 어떤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 보다 그 인물의 정신을 어떻게 계승하고 이어나갈 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TK공항에 특정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우상화를 위한 것인지 지역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박종진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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