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병원장은 가톨릭병원에서 전공의를 거쳐 교육·진료·경영을 두루 경험한 첫 내부 출신 수장으로, 환자 중심 의료와 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역할 강화를 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의료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대학병원장의 책임은 무거워진다. 상급종합병원 평가 기준 강화, 필수의료 인력난, 수도권 쏠림 현상은 병원 경영을 구조적 선택의 문제로 몰아넣고 있다. 김윤영 대구가톨릭대병원장은 이 병원에서 전공의를 거쳐 병원장에 오른 최초의 인물이다. 교육수련실장과 대외협력실장, 진료처장을 차례로 맡으며 교육·진료·대외 협력 전반을 두루 경험한 뒤 2025년 취임했다. 내부에서 축적한 경험은 그의 경영 판단의 기반이 되고 있다.
김 병원장이 일관되게 강조해 온 키워드는 '환자 중심 병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제5기 상급종합병원 연속 지정과 환자경험평가 1등급은 이 같은 방향성이 현장에서 성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 취임한 지 1년을 넘겼다. 어떤가.
"솔직히 쉽지 않다. 병원 경영은 결국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대학병원 교수는 각자 전문성이 뛰어나고 자율성이 강하다 보니 병원 정책을 설명하고 공감과 동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상당히 어렵다. 그럼에도 이 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교수로 일했고, 오랜 기간 보직을 맡아 병원의 구조와 문제점을 비교적 잘 알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내부 출신 병원장으로서 병원의 현안을 조정하고, 병원 발전과 맞물려 방향을 설정해 나가는 과정 자체에서 보람을 느낀다. 쉽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 취임 이후 가장 강조해 온 경영 철학은.
김 병원장은 가톨릭병원에서 전공의를 거쳐 교육·진료·경영을 두루 경험한 첫 내부 출신 수장으로, 환자 중심 의료와 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역할 강화를 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환자 중심 병원'이다. 본원은 가톨릭 정신을 바탕에 둔 의료기관이다.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역할은 기본이고, 여기에 환자 중심의 경영 마인드를 입혀 병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환자가 만족하는 병원을 만들어 간다면 그것이 곧 병원의 경쟁력이 된다."
▶ 제5기 상급종합병원 연속 지정과 환자경험평가 1등급을 동시에 획득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중증·희귀질환 진료 역량, 전문 인력과 시설, 교육·연구 기능, 지역 의료체계에서의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되는 제도다. 이번 결과는 병원이 이러한 기준을 일정 수준 충족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환자경험평가 역시 환자가 진료 과정에서 느낀 의사소통, 존중과 배려, 안전 등을 바탕으로 의료서비스를 평가하는 지표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성과라기보다 진료 환경과 환자 중심 서비스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로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중증 진료 기능과 환자 중심 진료 환경을 꾸준히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상급종합병원 6기 지정이 병원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데. 어떠한가.
"올해 6월까지의 의료 지표와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고, 이를 토대로 내년에 상급종합병원 6기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병원 경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특히 대구는 서울 다음으로 상급종합병원이 밀집한 도시다. 현재 5개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돼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여기에 더해 보건복지부의 정책과 평가 지표가 지방 사립대병원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구조적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와 병원의 특성을 살려 반드시 지정에서 탈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남은 임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 병원 확장과 중장기 발전 전략은 어떻게 구상하나.
"의료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 신축과 공간 확장 계획이 논의된 적은 있지만 여러 여건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현재는 기존 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병실과 진료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우선 집중하고 있다.
다만 정부 정책과 상급종합병원 평가 기준이 계속 바뀌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공간 재편이나 확장 필요성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현재 'STELLA2030' 컨설팅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내부 구성원들과 공유한 뒤 향후 5년 단위의 발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 간담췌병원은 병원의 중장기 전략을 상징하는 모델로 평가되는데.
"간담췌병원은 기존의 과 중심 진료에서 벗어나 환자와 질환 중심으로 진료 과정을 구성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등 여러 분야 의료진이 협력해 진료하는 구조다.
현재 운영 방향은 유지되고 있으며, 특정 질환을 중심으로 여러 진료과가 협력하는 방식의 진료 모델을 확대할 가능성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관련 구상은 'STELLA2030' 논의 과정에서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 중증 환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을 것 같은데.
"수도권 쏠림은 의료 자원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지역에서도 충분히 안전하고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실제 진료 성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의 역량은 충분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병원의 노력뿐 아니라 언론과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 정책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수도권 쏠림을 막을 수 있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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