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렉스 설명 이미지. 포스코 제공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인 포항제철소가 탄소중립시대를 맞아 근본적 전환에 나섰다. 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그룹이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을 위한 부지 조성 사업이 국토교통부 심의를 남겨 두고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포항의 산업지형은 물론 지역경제 전체가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차세대 공법이다. 기존 고로 공정과 달리 이산화탄소 대신 물만 배출해 탄소중립 제철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포스코는 가루 형태 철광석을 그대로 활용하는 독자 기술인 '하이렉스(HyREX)'를 앞세워 기술 경쟁력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6면에 관련기사
이 사업의 관건은 대규모 부지 확보였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인접 해상 약 135만㎡(축구장 189개)를 매립해 수소환원제철 설비와 발전·수소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지 조성에만 약 1조원이 투입되며, 이후 단계별 설비 투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사업규모는 40조~5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어민 단체와의 상생 협약을 둘러싼 갈등으로 부지 조성이 수개월간 지연됐지만, 포항시 중재와 포스코와의 협의 끝에 지난해 말 전격 협약이 타결됐다. 현재는 국토교통부의 중앙산업단지 계획 심의만을 남겨둔 상태다. 지역에서는 행정 절차상 6월 내 고시가 이뤄져야 향후 로드맵 차질을 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소환원제철은 단순한 신사업을 넘어 철강산업의 생존 전략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글로벌 완성차·IT기업들의 저탄소 공급망 요구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철강 생산 여부가 곧 시장 진입 조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도 크다. 매립 공사에 따른 건설·운송 수요와 설비 투자에 따른 기계·전기·플랜트 협력업체 참여, 그리고 장기적 고용 창출까지 이어질 경우 산업구조 전반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철강 침체와 전기료 부담으로 위축된 지역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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