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보다 16.5% 비싼 대구… ‘물가 안정’ 수치의 역설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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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09 20:37  |  발행일 2026-03-09
2025년 연간 상승률 대구경북 각각 2.1%
코로나19 이후 연간 상승률로는 최저 찍어
고물가 누적·환율 상승에 체감물가 괴리
지난해 대구경북 소비자물가가 각각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새 가장 낮은 상승폭이지만, 체감 물가와는 괴리가 상당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대구경북 소비자물가가 각각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새 가장 낮은 상승폭이지만, 체감 물가와는 괴리가 상당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구의 소비자물가지수가 116.55(2020년=100)를 기록하며 지난 5년간의 누적 상승률이 1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동북지방통계청이 공개한 '2025년 연간 대구경북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물가는 전년 대비 2.1% 올랐다. 2022년 5.2%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3.5%)과 2024년(2.2%)을 거치며 상승 속도는 2020년(0.3%) 이후 가장 완만한 수준으로 잦아들었다.


◆'안정' 지표 뚫고 치솟은 식탁 가격표


상승률 2%대 진입이라는 지표상의 안정 기조와 달리 가계가 피부로 느끼는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대구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부문은 3.8% 상승하며 전체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2021년(6.0%)부터 시작된 3% 이상의 고율 상승세가 5년 연속 이어진 결과다.


실제 대구 북구의 한 대형마트 축산 코너에서 만난 주부 김영희씨(42·북구 침산동)는 "수치상 물가가 내렸다고는 하지만, 돼지고기(7.7%↑) 한 팩 집기가 예전보다 확실히 부담스럽다"며 "귤(12.5%↑)이나 쌀(8.7%↑) 같은 필수 품목 가격이 여전히 높아 장바구니 무게가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일부 신선식품인 감(-26.1%)이나 토마토(-23.0%)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기도 했으나, 이는 기록적 폭염을 겪었던 2024년 가격 폭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보험·교통비 등 '고정비'가 실질 소득 잠식


가계 운영의 필수 고정비로 꼽히는 서비스 및 공공요금의 인상 폭도 상당하다. 특히 보험서비스료는 16.0%라는 이례적인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택시료(8.1%)와 사립대 등록금(4.2%) 등 교육·교통 서비스 비용도 줄줄이 올랐다. 대구 중구 직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승연씨(31·남구 대명동)는 "기본요금이 오른 택시료(8.1%↑)와 점심 식사비가 포함된 음식·숙박(3.1%↑) 물가 때문에 고정 지출이 늘어 저축액을 줄였다"고 전했다.


에너지 물가의 하방 압력도 거세다. 도시가스(4.1%)와 지역난방비(4.8%)가 동반 상승한 데다, 최근의 고환율 여파가 스며든 경유(3.7%)와 휘발유(2.2%) 가격도 물가 지수를 지지하고 있다. 전체 지수는 잡혀가는 모양새지만, 일상생활과 밀접한 필수재 가격이 지수 상승을 주도하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물가와의 괴리는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경북도 2.1% 상승…"현장 온도차 해소가 관건"


경북도의 연간 소비자물가지수 또한 117.28로 전년 대비 2.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요 품목 중 커피(15.2%)와 귤(12.9%), 국산 쇠고기(6.1%) 등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반면 유치원납입금(-19.3%)과 파(-14.6%), 딸기(-12.7%)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경북 경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봉규씨(46)는 "커피(15.2%↑) 원두값과 우유 등 재료비가 꾸준히 올라 메뉴 가격 조정을 고민 중"이라며 공급단계의 가격 압박을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적인 물가 지수는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으나 구입 빈도가 높은 개별 품목의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며 "공식 지표와 실제 소비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온도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2.1%'라는 수치는 지난 수년간 누적된 물가 체증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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