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영 작. <갤러리토마 제공>
갤리리토마 기획초대전으로 강주영 작가의 '토마의 봄, 색채로 물들다'전이 2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강 작가는 특유의 화려한 색채로 생동감 넘치는 봄의 기운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강주영 작가의 회화는 꽃이라는 익숙한 이미지를 출발점으로 삼지만, 그 감상은 단순히 '예쁜 대상'에 머물지 않는다. 어두운 바탕 위에 선명한 색이 겹겹이 놓이며 화면은 장식적 표현이 아니라 '깊이'와 '밀도'를 드러낸다. 꽃잎과 잎사귀의 형태는 반복되거나 확대되며 구체적 풍경을 지우고, 색과 리듬이 만드는 구조를 전면에 내세운다.
강 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형태가 아니라 색이다. 그에게 색은 대상을 설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말보다 먼저 도착하는 감정이며, 시간의 층위를 품은 존재다. 강한 색채는 화면에 에너지를 만들지만,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조용히 진동하며 화면 전체를 지탱한다. 색들은 화면 위에서 서로를 밀어내거나 끌어안으며 리듬을 만들고, 그 리듬 속에서 자연의 형상은 감각의 흔적으로 남는다.
강주영 작. <갤러리토마 제공>
작가는 관객이 그림 앞에서 무언가를 애써 이해하려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잠시 멈춰 서서 색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 호흡을 고르고, 화면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진동을 느끼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강 작가는 "제 그림의 에너지는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서서히 스며들며 관객의 감각을 풀어준다. 그렇게 머무는 시간 속에서 각자의 감정은 저마다의 속도로 정리되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편안함이나 회복의 감각이 조용히 따라온다. 제가 바라는 치유는 메시지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 그 자체에서 발생하는 경험에 가깝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앞으로도 회화를 작업의 중심에 두고 화면 안에 축적된 색과 시간, 움직임의 관계를 더욱 깊이 탐구할 계획이다.
그는 "회화가 지닌 감각의 에너지를 다른 매체와 연결하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영상과 공간 작업으로의 확장도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서두르지 않고 시간을 들여 쌓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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