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청 여자태권도 선수단 박은희 감독이 우승 트로피 앞에서 엄지척을 하고 있다. <석현철 기자>
"솔직히 올해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2026년 시즌을 앞둔 경북 성주군청 여자태권도 선수단은 전체 선수 7명 중 5명을 교체하며 '새판 짜기' 수준의 변화가 있었다. 경험이 적은 신인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만큼 성적에 대한 불안은 당연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지난 2월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유승민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았고, 지난달 성평등가족부장관기 전국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따냈다. 박은희 감독(46)을 필두로 선수단이 똘똘 뭉쳐 만들어낸 '작은 기적'이다.
박 감독의 지도 철학은 명확하다. 훈련량이 곧 성적이라는 것. 그는 "어느 종목이든 재능 있는 선수는 있다. 하지만 강한 선수는 다르다. 그건 결국 훈련량에서 나온다"며 "아무리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라도 훈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대 정상에 설 수 없다"고 단언했다.
예산이 적은 '군부 소속'이라는 현실적 한계도 전략과 훈련량으로 극복해냈다. 대도시 산하 실업팀들이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A급 국가대표 선수를 영입할 때 성주군청은 잠재력 있는 유망주를 발굴해 훈련량으로 승부하는 육성시스템을 택한 게 적중했다. 박 감독은 "결국 사람이다. 감독, 코치, 선수간 신뢰까지 맞아떨어지면 성적은 따라온다"고 말했다.
성주군청 여자태권도단의 또 다른 경쟁력은 지도진의 조합이다. 박은희 감독은 스스로를 "조금은 꼰대 스타일"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반면 도해경 코치는 정반대다. 노래, 밈, 유행어, 춤까지 공부하며 선수들과 같은 눈높이로 소통하는 'MZ형 지도자'다. 현재 도 코치는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과 흐름을 읽으며 훈련을 전담하고 있다. 전통과 변화, 경험과 감각. 이 두 축이 맞물리며 팀의 색깔을 완성하고 있다. 박 감독은 "도 코치가 공부를 정말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며 "믿고 맡기면 대부분 그 방법이 맞다"고 말했다.
현재 성주는 국내 태권도 유망주들의 동계 전지훈련 1번지다. 2020년부터 시작된 동계 전지훈련에 매년 약 500명의 선수단과 가족이 성주를 찾는다. 이는 스포츠를 넘어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선수단은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재능기부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26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이은지 선수가 3위로 입상한 가운데 감독과 코치 선수단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선수단 제공>
박 감독은 이런 흐름이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권도는 사람을 만드는 운동이다. 그래서 지역과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더 큰 목표를 꺼냈다.
"성주하면 다들 참외를 떠올리잖아요. 이제는 태권도도 함께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석현철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