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동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국민의힘 탈당 및 지지선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오른쪽) 대구시장 후보가 지지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6·3 대구시장 선거가 1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 간 주도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양측은 TK공항(대구경북 민·군통합공항)과 지역 개발 이슈를 앞세워 민심 선점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TK공항 이슈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려는 분위기다. 최근 행보를 보면 선거 핵심 의제로 끌어올리려는 의지가 읽힌다. 그는 지난 14일 오전 SNS를 통해 "여당 당론으로 'TK신공항특별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같은 날 오후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복기왕 의원을 배석시켜 TK공항 추진 간담회를 열었다. 15일에는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통령이 군위군과 의성군 일대의 TK공항 부지를 방문해 힘이 실리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17일에는 군위지역 국민의힘 탈당 인사들의 김 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까지 이어졌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TK공항 건설은 대구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며 "반드시 착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이 문제를 고려해보겠다고 말할 정도라면 상당히 당당한 약속을 한 것"이라며 "공항 문제를 정면 돌파해 착공할 수 있도록 제가 약속했으니 한 번 믿어달라"고 말했다. 바로 이어진 '미래동행 시민선대위 임명식'에서도 TK공항을 포함한 대구의 주요 현안이 재차 언급됐다. 공항 이슈를 고리로 연일 메시지를 촘촘하게 이어가는 모양새다.
김 후보가 TK공항 문제를 '여당 프리미엄'을 입증할 시험대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앙정부와의 연결고리를 앞세워 '실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며 보수층 일부 균열과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 흡수까지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것.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와 9개 구군 구청장군수 후보들이 17일 대구 수성구 추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대구경제 대개조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추 후보가 대구경제 대개조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이에 맞서 추경호 후보는 17일 국민의힘 소속 9개 구·군 단체장 후보들과 공동 비전 선포식을 열며 조직력과 '원팀'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압도적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시장과 각 기초단체장이 한 팀으로 움직여야 대구 발전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논리를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의 '여당 프리미엄' 공세에 맞서 대구 보수 결집력과 촘촘한 연결망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참석자들은 각 지역 발전 비전과 추 후보의 대구시 5대 발전비전을 대구시 지도에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추 후보는 대구 미래 전략으로 △AI·로봇·반도체 수도 △미래차 생산 도시 △TK 광역교통 중심 △청년이 살고 싶은 도시 △국가대표 창업도시 등 '5대 발전비전'을 제시했다. 추 후보는 직접 나서 이 비전과 각 구·군별 비전 공약을 하나씩 설명했다.
추 후보는 "각 지역 비전과 5대 공약을 연계해 현재 130여개 구·군별 공약을 준비했다"며 "이를 각 후보자들과 함께 계속 발전시키고, 그 약속을 실천해나가기 위해 앞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또 "이 모든 공약은 결국 하나로 향하고 있다"면서 "바로 돈과 사람이 모이는 도시, 다시 뛰는 대구경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대구지역 각계 원로 시민 134인의 지지선언 소식도 전하면서 보수 결집의 필요성을 거듭 설득했다.
조직 정비도 이어졌다. 추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범어동 선거사무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열었다. 주호영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번엔 '샤이 민주당'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해 분발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주문했다. 또 "국회의원 12명과 시의원 대다수가 국민의힘인데 추 후보가 돼야만 힘을 합쳐 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같은 날 오후 5시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정병화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은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진보냐 보수냐를 갈라치기 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대구는 지난 30년 한 길만 고집해왔고, 저도 망태기 안에 든 물고기였지만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장외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포문은 추 후보 측 최은석 대변인이 먼저 열었다. 그는 "경선 탈락자의 상실감을 이용해 지지선언을 유도하고 세를 규합하는 행위는 결코 통합의 정신이 될 수 없다"며 "민주당 김 후보는 다시 양평으로 돌아가면 그만일지 모르나 대구에 남아있어야 할 분들에게 씌워진 '철새'와 '배신'이라는 주홍글씨는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며 쏘아붙였다.
이에 김 후보 측 백수범 대변인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나 근거 없는 상대 후보 비방은 철저히 자제하겠다는 (최 대변인의 페북) 약속, 환영하고 저도 지키겠다"며 "그런데 첫날부터 추 후보의 정책과 비전은 없고, 상대 후보를 향해 '구태정치'니, '얄팍한 정치공학'이니 하는 말부터 꺼내셔서 당황스럽다"고 맞받았다.
서민지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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