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134명이 서명한 국립오페라단의 대구 유치를 촉구하는 선언문이 어제 대통령실과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됐다. 전직 대구시장과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지역 문화·경제계 인사 등이 동참한 이번 선언문은 지역 이기주의 차원의 요구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추진됐던 국가 문화균형발전 정책의 약속을 지켜달라는 요구다. 윤석열 정부는 '문화한국 2035'를 통해 국립예술단체 지방 이전 방침을 밝히며 서울 중심 문화 구조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국립오페라단의 대구 이전은 그 연장선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됐던 사안이다.
대구는 국립오페라단이 들어설 명분과 조건을 모두 갖춘 도시다. 무엇보다 국내 최초의 오페라 전용극장을 만든 도시다. 2003년부터 시작된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이미 국내 대표 오페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지정 역시 하루아침에 얻어진 결과가 아니다. 성악 인재층과 공연 제작 역량, 관객 저변까지 종합적으로 축적된 결과다. 국립오페라단은 도시의 문화 생태계와 결합해야 하는 기관이다. 대구만큼 국립 오페라단을 안착시킬 수 있는 준비가 된 도시를 찾기는 어렵다.
최근 부산도 대규모 오페라하우스를 앞세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멋진 건물 하나 새로 짓는다고 오페라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페라는 오랜 시간 축적된 시민 문화와 인력, 관객층 위에서 성장하는 예술이다. 문화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국가 정책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국립오페라단은 가장 준비가 잘 된 곳으로 가야 한다.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어디가 대한민국 오페라의 경쟁력을 가장 키울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국립오페라단의 터는 대구여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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