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음식점 10곳 중 7곳 매출 뒷걸음…선거·불황·물가 ‘삼중 악재’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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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31 16:16  |  수정 2026-05-31 16:16  |  발행일 2026-05-31
선거 앞두고 모임·회식 올스톱
조사 업소 68% 매출이 감소해
횟집·한식 하락폭이 가장 커
물가 올라 매출 증가는 착시다
철강 불황에 소비심리도 냉각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항 지역 음식점 경기가 냉랭하게 식고 있다. 선거법 위반을 우려한 각종 모임과 회식 자제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외식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경기 침체와 가파른 식재료 물가 상승까지 겹쳐 음식점 업주들은 이중삼중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픽=AI생성.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항 지역 음식점 경기가 냉랭하게 식고 있다. 선거법 위반을 우려한 각종 모임과 회식 자제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외식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경기 침체와 가파른 식재료 물가 상승까지 겹쳐 음식점 업주들은 이중삼중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픽=AI생성.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항 지역 음식점 경기가 냉랭하게 식고 있다. 선거법 위반을 우려한 각종 모임과 회식 자제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외식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경기 침체와 가파른 식재료 물가 상승까지 겹쳐 음식점 업주들은 이중삼중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영남일보가 입수한 포항시 남·북구 음식점 22곳의 3~4월 매출에 따르면, 15곳(68%)의 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횟집과 한식당의 타격이 가장 두드러진다. 남구 오천 지역 한 횟집은 지난해 278만 원이던 3~4월 매출이 올해 168만 원으로 39.6% 급감했다. 같은 지역 한식당도 지난해 850만 원에서 올해 523만 원으로 38.5% 줄었다. 북구 죽도 지역 횟집 두 곳은 각각 28.6%, 26.0% 감소했다. 한식당 7곳의 평균 매출 감소율은 8.5%였고, 횟집·회 전문점을 합산하면 평균 감소율이 20%를 훌쩍 넘는다.


포항 남구 음식점 11곳 3~4월 매출 현황 비교표.<김기태기자>

포항 남구 음식점 11곳 3~4월 매출 현황 비교표.<김기태기자>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구의 하락세가 더 가파르다. 북구 조사 업소 11곳 가운데 8곳(73%)이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양덕동 한식당 한 곳은 22.2%, 또 다른 한식당은 17.8% 각각 줄었고, 양덕동 회 전문점도 13.7% 감소했다. 남구에서는 11곳 중 7곳(64%)이 하락했다. 남구에서 일부 업소가 큰 폭의 매출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를 실질적인 경기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조사 대상 22곳 중 7곳은 전년보다 매출이 늘었다. 그러나 음식점 업주들은 "매출은 늘었는데 이익은 줄었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식재료비가 지난해보다 30~100%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 음식값을 소폭 올린 것이 매출 숫자를 부풀릴 뿐, 실제 순이익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인건비도 뛰었고, 도시락 포장 용기 같은 부자재조차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다고 업주들은 호소한다. 남구 고깃집 사장 전모(56·효곡동)씨는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매출이 올라야 그나마 작년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다"면서 "지금은 마이너스 경영 체제"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 선거철에는 선거 사무원이나 공무원들의 단체 식사 수요 덕에 음식점들이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마저도 사라졌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과 관련해 모임이나 행사에서 음식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기부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제공한 사람은 물론 제공받은 사람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받은 음식물 가액의 최대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까지 부과된다. 몇 천 원짜리 식사 한 끼도 예외가 아니다. 이처럼 처벌 수위가 높다 보니 선거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 공무원들조차 회식을 삼가는 분위기다. 남구 한 횟집 사장은 "선거 관련 사람들끼리도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심지어 평소 거래처와 밥 한 끼 하는 것도 눈치가 보여 미루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포항 북구 음식점 11곳 3~4월 매출 현황 비교표.<김기태기자>

포항 북구 음식점 11곳 3~4월 매출 현황 비교표.<김기태기자>

지역 경제의 뿌리인 철강업계 불황도 외식 소비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경기 악화가 관련 기업 종사자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외식 지출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포항시에는 남구 3천933개소, 북구 3천892개소 등 총 7천825개의 음식점이 영업 중이다.


포항의 음식점 사장들은 하루빨리 선거가 끝나 모임과 회식이 되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북구 장성동 횟집 사장 이모(55) 씨는 "선거만 끝나면 손님이 조금이라도 돌아오지 않겠느냐"며 기대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선거 이후에도 철강경기 침체와 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한 외식업 경기가 쉽게 살아나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업주들은 "선거가 끝난 이후에 지역 외식업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행정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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